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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는 도발' 끝내 말 못한 국방장관


입력 2019.09.28 02:00 수정 2019.09.28 04:57        이배운 기자

"미사일이 남한쪽으로 오면 확실한 도발"…원론적 답변 되풀이

北 올해 10차례 미사일 발사…"엄중경고 위한 무력시위" 엄포

사거리 700㎞ 이하 '남한 타격 전용'…핵무력 과시 의도 깔려

"미사일이 남한쪽으로 오면 확실한 도발"…원론적 답변 되풀이
北 올해 10차례 미사일 발사…"엄중경고 위한 무력시위" 엄포
사거리 700㎞ 이하 '남한 타격 전용'…핵무력 과시 의도 깔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열린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열린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사일이 남한쪽으로 오면 확실한 도발"…원론적 답변 되풀이

정경두 국방장관이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부를 수 있느냐는 의원의 수 차례 질의에 확답을 피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총 10차례 단거리 미사일(발사체) 발사를 감행하고, 대한민국을 겨냥한 군사적 메시지임을 분명히 했지만 대북 유화 기조에 따라 핵 위협을 축소 평가하는데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적대행위인지 여부를 묻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적대행위라는 것은 여러가지"라며 "우리가 시험 개발하는 것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심 의원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도발인지 재차 묻자 정 장관은 "북한이 어떤 군사적 행위를 하더라도 우리가 완벽히 대비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도발이라 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북한의 그런 군사적 행위들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심 의원이 "그렇다면 북한이 미사일을 쏜 건 도발이냐"고 재차 묻자 정 장관은 "미사일이 남한 쪽으로 오면 확실한 도발"이라며 "주적개념은 사라졌지만 우리에게 도발이나 위협을 가하면 언제든지 북한은 우리의 적"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6일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北 올해 10차례 미사일 발사…"엄중경고 위한 무력시위" 엄포도 놨는데

그러나 북한 당국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4달간 잇따라 미사일 도발을 벌이면서 대한민국을 겨냥한 위협임을 분명히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지난 7월 잇따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곧바로 "과녁에 놓이기를 자초하는 세력들에게", "맞을 짓 말라", "남조선 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 등의 발언을 내놓으며 남한을 겨냥한 군사적 행동임을 확인했다.

또 권정근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달 23일 담화에서 청와대를 겨냥해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럽게 짖어댄다", "정경두 같은 웃기는 것을 내세워", "새벽잠을 제대로 자기는 글렀다"며 우리 정부의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을 조롱하기도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북측이 발사한 미사일들의 비행거리가 모두 700㎞ 이하인 점에 비쳐 명백한 '대남위협'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통적 동맹국이자 '핵 억제력'을 보유한 중국·러시아 본토를 겨냥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본의 주요 도시를 타격하기엔 사거리가 다소 모자란 만큼 사실상 한국이 유일한 타깃이라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6일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6일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결과를 보고 기뻐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사거리 700㎞ 이하 '남한 타격 전용'…핵무력 과시 전략적 의도 깔려

아울러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분류되는 국가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능력을 시험하고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은 핵 없는 주변국으로부터 양보를 강요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잇따른다.

손용우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는 "핵실험 및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등 군사적 기술의 진보를 과시하는 것은 핵 없는 상대를 위축시키고 협상력을 높여준다"며 "북한은 남한을 완전히 핵인질로 붙잡은 만큼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에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남북화해분위기 중에도 한미연합훈련을 지속하고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해 북한이 핵협상 테이블에서 으름장을 놓지 못하도록 단호한 의지를 보여줘야 했다"며 "북한 눈치를 살피고 평화분위기 만들기에 급급하다 북한의 협상력만 키웠고 우리 안보를 수렁에 빠트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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