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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2기 체제 맞은 SK이노, '배터리 톱3' 전략 본격화


입력 2019.12.18 06:00 수정 2019.12.17 22:09        박영국 기자

3년 유임으로 배터리 사업 육성 전략 연속성 유지

'BaaS' 전략으로 배터리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3년 유임으로 배터리 사업 육성 전략 연속성 유지
'BaaS' 전략으로 배터리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5월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지난 5일 SK그룹 정기인사에서 김준 총괄 사장의 유임과 함께 ‘김준 2기 체제’를 맞게 된 SK이노베이션이 앞으로 안정적인 경영 체제 하에 미래 성장사업인 배터리 사업 육성에 더욱 매진한다.

1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17년 3월 총괄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톱3’까지 올려놓겠다는 목표 하에 생산설비, 기술력,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양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번 인사로 앞으로 3년간 임기를 보장받으면서 이런 전략들도 연속성을 갖고 추진될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생산설비 증설 측면에서는 ‘공격적’이면서도 ‘안정적’이라는 상반된 특성을 갖고 있다. ‘생산 물량을 확보한 이후에야 삽을 뜬다’는 원칙 하에 신증설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이미 수주가 이루어진 건들에 대한 증설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확실한 투자 사업이다.

김준 사장 취임 이후 본격화된 서산 제2배터리공장 4·5·6호기 증설이 지난해 마무리되고 양산 가동에 돌입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국내 배터리 생산능력은 4.7GWh까지 확대됐다.

미국과 중국 유럽, 등 해외 완성차 업체들로부터의 수주도 본격화되면서 해외 생산기지 구축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월 헝가리 코마롬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내년 초 양산을 시작해 2022년 모든 생산라인 완공과 함께 연간 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되는 이 공장은 다수의 글로벌 메이저 완성차 업체들이 있는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 8월에는 배터리 사업의 중국 합작 파트너인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의 합작을 통해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구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 모든 생산 라인이 완공되는 2020년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 배터리 공장에서 전기차 연산 25만대 분량인 7.5GWh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 9.8Gwh 규모 배터리공장 건설을 위해 1조 1396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보 차원에서다.

김준 사장은 배터리 소재사업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1일부로 소재사업을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 분사해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소재 분야 등에서 독자경영 토대를 확고히 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국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소재 사업의 핵심인 LiBS(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생산확대를 위해 현재 충북 증평에 11기의 생산라인에 더해 올 11월경 완공을 목표로 2기의 추가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어 총 13호기의 생산시설을 갖게 된다. 이 공장은 완공되면 연간 생산량은 현재 3억6000만㎡에서 총 5억3000만㎡로 증가하게 된다.

또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수요증가를 현지에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첫 해외 LiBS 신규 공장 건설을 시작한 데 이어 폴란드에 신규로 생산시설을 만들기로 하는 등 글로벌 생산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분리막 사업의 유럽 생산 거점이 될 폴란드 공장은 실롱스크주에 중국 창저우 공장 규모와 유사한 수준인 약 3억4000만㎡로 건설되며, 2019년 3분기 착공해 2021년 3분기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한국 증평공장 증설에 이어 중국과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의 LiBS 연간 총 생산량은 약 12억1000만㎡로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기술리더십을 강화, 경쟁사와의 차이를 지속적으로 벌려 나가는 데도 힘쓰고 있다.

세계 최초로 1회 충전에 500km 주행을 가능케 하는 차세대 배터리 핵심 기술인 ‘NCM 9 1/2 1/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90%-5%-5%’에, 에너지 밀도 최소 670Wh/l 이상의 배터리 양극재를 쓰는 방식)를 조기 상용화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개발 및 생산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현재 430GWh인 수주잔고를 2025년 기준 700GWh로 확대하는 한편, 현재 연간 약 5GWh 수준인 생산 규모를 100GWh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은 현재 추진 중인 중국과 폴란드 외에도 추가 글로벌 생산시설을 확충해 25년까지 연 25억㎡ 이상의 생산 능력으로 시장 점유율 30%의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배터리를 전기차 업체에 공급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들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이른바 ‘BaaS 전략(battery as a Service·배터리를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드는 전략)’도 내놓았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렌탈 혹은 리스로 공급해 소유권을 유지하면서 생애주기가 끝나면 회수해 재사용하는 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보통 8년의 보증기간이 끝나면 본래 성능의 30%가량은 소진되지만 70%가량은 유지되는데, 이를 ESS(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와 연계해 재사용하는 방안이 SK이노베이션 내부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 방식이 현실화될 경우 밸류체인에서 배터리를 전기차 단일 용도로 판매하면서 마진을 얻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공급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

배터리를 렌탈‧리스로 공급하면 전기차 초기 구매비용을 낮출 수 있고, 전기차용으로 사용 기간 이후에는 ESS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으니 배터리 공급 가격 자체도 낮출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훨씬 높아지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지난 5일 인사발표와 함께 배터리 사업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배터리 사업에 기존 CEO 직속이던 E모빌리티 그룹을 편제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Beyond EV’ 사업 역량을 갖추기로 한 것이다.

김준 사장은 조직개편을 발표하면서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 넘어 배터리 관련 수직계열화로 전방위 산업을 아우를 수 있는 ‘BaaS’를 구축하겠다”며 “배터리 산업을 포함한 전 산업의 안착을 위해 ‘독한 혁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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