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확대 기대감에 7% 급등…수익성 악화 우려로 다시↓
“추가 자금 수혈 가능성 부정적…제주항공 비용 관리 능력 기대”
시장점유율 확대 기대감에 7% 급등…수익성 악화 우려로 다시↓
“추가 자금 수혈 가능성 부정적…제주항공 비용 관리 능력 기대”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확정하면서 주가에 미칠 영향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증권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면서도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20일 전일 대비 1.31% 오른 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은 지난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주식 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약 695억원)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인수 금액은 695억원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26일부터 내년 1월9일까지 실사에 돌입하고 31일에 SPA를 체결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 배경은 시장 지배력 강화다. LCC 간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공항 기준 국제선 점유율은 지난달 기준 제주항공이 8.4%, 이스타항공은 3.2%로 LCC 내에서 각각 1위,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11.6% 돼 2위 티웨이항공(5.2%)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게 된다.
다만 설립 이후 재무난을 겪어온 이스타항공은 결국 실적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매각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의 이번 인수를 놓고 시장 점유율 확대 측면에선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이스타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가 향후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러한 엇갈린 전망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이스타 항공 인수 소식이 알려진 18일 7.57% 급등한 주가는 19일에는 3.79% 빠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스타항공의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인수 기대감을 일부 꺾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다시 소폭 반등했지만 앞으로의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증권사들은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수익성·재무구조 악화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CC가 주로 운항하는 단거리 노선 시장은 장거리보다 규모의 경제가 더 중요하게 작용해 제주항공의 몸집 키우기는 장기적으로 볼 때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이스타항공은 올해 초부터 보잉737 맥스8 기종 2대가 안전 이슈로 운항을 하지 못했고 일본 노선 부진까지 겹쳐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연결 편입 후 제주항공의 수익성 악화와 이스타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수혈 가능성 상존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타 사 대비 높은 비용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어 이스타항공의 정상화 달성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스타항공에서 올해 700억원 규모의 자본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 과정에서 제주항공의 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제주항공의 인수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 563억원 및 단기금융자산 2704억원 등 총 3267억원을 보유해 자체 보유 자금으로도 이스타항공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어 향후 주식 가치 희석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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