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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B발행 대거 만기 도래, 빚못갚은 상장사 '상폐기로'


입력 2020.02.03 06:00 수정 2020.02.02 23:15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CB만기 도래 채권금액 2조원 규모, 내년엔 두배로 증가

라임사태 여파로 자금시장 경색돼 한계기업 우려 커져

ⓒ연합뉴스 ⓒ연합뉴스

코스닥 상장사들이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의 만기일 도래 채권 금액이 올해 2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전환사채로 자금조달을 해온 중소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회사 경영을 위한 자금마련으로 전환사채를 찍었는데 올해 속속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만기가 도래한 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신규 채권을 발행해야하지만 최근 라임사태 후폭풍으로 인한 사모펀드 시장 위축으로 전환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는 원활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연쇄적인 채무 불이행으로 이어지며 한계기업의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CB 금액은 1조9000억원에 이른다. 내년에는 두배규모인 4조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만기가 도래하지만 빚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주도한 벤처 투자에서 CB를 포함한 메자닌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가 최근 위축된 사모펀드 시장 역풍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코스닥 CB의 발행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16년에 3조8000억원에서 2017년(3조3700억원), 2018년에 5조1600억원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특히 2018년에는 정부의 코스닥벤처펀드 지원으로 CB를 발행조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도 잇따라 발행에 나선해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라임사태로 인해 CB발행규모는 전년대비 주춤하며 4조2300억원규모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최근 2년간 CB발행규모는 과거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임사태는 진정국면에 접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확산되면서 자금시장까지 경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채만기가 도래하면 자금난에 빠진 기업들은 다른 빚을 갚아 상환에 나서는데 최근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2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월 만기를 앞둔 기업은 엠아이텍(20억원), 유니슨(45억원), 디알텍(14억6700만원), 플렉스컴(85억원), 유니맥스글로벌(15억원), 토박스코리아(71억5000만원), 에쓰씨엔지니어링(30억원), 한류타임즈(20억원), 유니켐(13억원) 등이다.


메자닌 투자(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 등에 투자)를 병행하는 코스닥벤처펀드로도는 자금 이탈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코스닥벤처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247억원이고 최근 한달새 131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문제는 발행사의 조달 여건 악화로 상환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메자닌을 발행한 코스닥 바이오기업이나 IT업종이 유동성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닥벤처펀드 활성화로 자격미달 상장사들이 우후죽순 CB를 발행한 것이 부메랑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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