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4명은 "투자 목적으로 집 사" 응답
"부동산이 대체 투자처 인식 계속될 것"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지만, 부동산 투자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KB부동산 리브온이 지난해 12월 3일부터 16일까지 KB부동산 리브온 회원 9802명을 대상으로 ‘주택 구매 및 수익형 부동산 투자 의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살펴보면, 주택 구입 목적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38.11%가 ‘투자’라고 답했다. 이어 평형 이동 24.84%, 직장·학교 등 이전 24.38%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주택을 투자처로 여기는 수요자가 많은 만큼 집값 상승률이 높은 ‘강남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지역별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29.45%가 ‘서울 강남(한강 이남)’을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고, 이어 경기(24.47%), 5대 광역시(21.05%) 순이었다. ‘서울 강북(한강 이북)’ 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7.51%에 그쳤다.
매입을 원하는 주택 유형으로는 아파트가 86.6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단독·다가구(5.30%) 오피스텔(3.16%) 주상복합(2.86%) 연립·다세대(2.0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초강력 규제가 이어지고 있지만, 금리인하 등으로 갈 곳 잃은 유동성이 주택 시장으로 몰리는 가운데 주택 수요자에게는 부동산이 대체 투자처라는 인식이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KB부동산 리브온은 “이번 설문조사가 지난해 12월 16일 주택 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당일 마감돼 12·16대책에 따른 수요자 인식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는 못했으나, 부동산이 안전 자산이라는 인식은 기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주택 가격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57.10%가 ‘상승’이라고 답해 ‘하락’이라는 응답(13.19%)보다 4배 이상 많았다. 24.48%는 ‘보합’을 전망했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23%였다. 지난해 6월 조사에서는 보합 41.47%, 하락 39.72%였는데 6개월 새 대부분이 상승 전망으로 돌아섰다.
정부가 12·16대책을 내놓은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우리나라 직장인 절반은 올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블라인드가 한국 직장인 759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올해 부동산 시장이 ‘상승한다’고 전망한 직장인들은 전체의 47%에 달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을 나타냈다. 그 외 ‘하락한다’는 36%, ‘변동없다’는 17%로 나타났다.
직장인이 부동산을 매매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도 투자목적(33%)이 가장 많이 꼽히면서 직장인들의 재테크 수단은 여전히 부동산만한 게 없다는 인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본격 시행에 더해 12월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가 발표되는 등 정부 차원의 초강력 규제가 이어졌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매물 잠김이 심화되면서 매매가격은 오히려 상승폭을 확대했다”며 “다만 지난 2018년에도 9·13대책 발표 이후 1~2개월 후에야 정책 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까지는 가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