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예대금리차 1.65%p, 1월 보다 0.10%p 더 벌어져
김병환 "가계대출 많이 늘면 가능한 모든 조치하겠다"
"은행마다 대출 조건 제각각, 당국 눈치 보며 자체 방안 세우다 보니..."
주요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내리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예·적금 금리는 대출금리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오면서 은행권들이 대출금리를 마냥 내리긴 어려워서다.
2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2월 취급한 가계 대출의 예대금리차는 1.33~1.65%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사이 0.04~0.10%p 더 벌어졌다.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전월 취급 기준으로 연 2.77~3.00%로 집계됐다. 이마저도 우대금리를 포함해 가까스로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5대 은행 가계 대출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738조2833억원으로 2월말 736조7519억원보다 1조5314억원 늘었다.
이처럼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는 데 반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요구에 대출금리는 빠르게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지난 26일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분기 상황이 달라져 대출이 많이 늘어나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상황에 맞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정책이 오락가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목표함수가 하나일 때는 그 비판이 타당하겠지만, 당국의 목표함수는 두 가지"라며 "가계대출의 양을 적정하게 관리하면서 내리는 기준금리를 대출금리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또 예대금리차와 관련해서도 "예대마진 부분은 최근의 상황을 숫자로 한 번 점검해보겠다"며 "지난해 가계대출이 느는 과정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조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전체적으로 숫자를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는지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한 달 만에 번복되는 정책에 예대금리차가 좁혀지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목표가 두가지인 것도 아니고, 목표함수라는 표현으로 정책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은행권들 알아서 자율적으로 하라고 하는데 굳이 자율적으로 할 수 없는 걸 자꾸 자율로 하라고 하다 보니 은행마다 대출 조건이 제각각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최근 대출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있는 데다 금리는 또 낮추라고 하니 은행들도 각자 당국의 눈치를 보며 자체 방안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 압박에 최근 대출 문턱을 일제히 낮췄지만, 얼마 되지 않아 재차 대출을 걸어 잠근 상태다. 시중은행에서는 주택이 1채라도 있는 차주는 수도권에서 집을 매수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를 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기도 어렵다"며 "예대금리차는 당분간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