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코로나19] 수요는 폭발 했는데 바닥 보이는 재고…마스크 난민들 '멘붕'


입력 2020.02.26 06:00 수정 2020.02.25 16:5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코로나 전국 확산으로 불안감 높아지고 중국 수출도 급증

마스크 필터 등 원부자재 수급 난항에 생산 차질…해외직구로 눈 돌리는 소비자 증가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매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마스크 매대가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쇼핑에서도 마스크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마스크 대란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특히 국내 생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마스크 필터나 귀걸이끈 등 원부자재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떤 수를 써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 해 이리저리 헤매는 '마스크 난민'들이 급증 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커지고 있다.


26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으로 수출된 국내 마스크는 6135만3000달러 규모로 전달인 지난해 12월 60만1000달러 대비 100배 가까이 급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81만5000달러와 비교하면 75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중국 내 감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중국 보따리상과 바이어들이 대거 한국 마스크를 중국으로 수출한 영향이다. 이후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를 구입하기가 하늘의 별을 따는 것 만큼이나 힘들어졌다.


유통가 마스크 확보 총력…매진 행렬‧제한 판매에 소비자 갈증 해소 역부족


1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홈쇼핑 업체들이 긴급 공수한 물량과 재고를 합쳐 특별방송을 진행한 데 이어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 쇼핑업체까지 물량 확보에 매진하면서 시중에서는 ‘씨가 말랐다’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는 매일 혹은 이틀 간격으로 마스크 물량이 입고되고 있지만 전국 점포로 배분되다 보니 1개 점포에서 판매하는 물량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소량이나마 물량은 매일 입고가 되지만 충분치 않아 1인당 5~10장씩 구매수량에 제한을 둬도 수십명이 구매하면 당일 물량은 동이 난다”며 “제한된 생산시설에서 공급받는 만큼 한 번에 많은 물량을 끌어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소량이나마 매일 각 점포로 물량을 보내고는 있지만 발주제한이 걸린 탓에 원하는 수량에 한참 못 미치는 물량을 공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쇼핑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품절이 반복되는 탓에 운 좋게 주문에 성공 해도 나중에 품절을 이유로 주문이 취소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업체가 직매입한 물량은 대부분 그대로 판매되지만 오픈마켓을 통한 판매일 경우 기존 주문을 취소하고 웃돈을 붙여 되파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생산자들이 마진이 적은 온라인 대신 거래기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마진이 큰 오프라인 채널에 공급하길 원하는 분위기도 한 몫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인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마스크 입고시간 및 재고량을 공유해 구매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수요 급증에 마스크 원부자재 재고도 바닥…생산라인 추가도 쉽지 않아


코로나19에 대란 정부의 위기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불안감에 마스크 수요는 더 높아졌지만 생산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원부자재 재고는 빠르게 소진되면서 마스크 대란에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독려로 이달 초부터 전국 120여곳 마스크 생산 공장에서 24시간 풀가동에 나서고 있지만 원부자재 물량이 부족 사태를 보이면서 애를 먹고 있다.


주로 마스크 필터나 귀걸이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현지 공장이 문을 닫거나 이동제한 조치로 인해 물류망이 원활하지 못한 탓이다. 또 중국 내에서도 마스크 물량이 부족하다 보니 중국 세관당국에서 수출 허가를 잘 내주지 않아 수입이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그래서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마스크 제조사 사장들이 원부자재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느라 만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형 마스크 생산업체 몇 곳의 경우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한된 생산시설에서 추가로 물량을 생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 라인을 추가할 경우 새롭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관련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6개월이 넘게 소요돼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첫 확진자가 나온지 한달여가 지났지만 마스크 품귀현상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거지', '마스크 난민'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물량이 중국 등 해외로 빠져나가고 사재기 등을 통해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매점매석 행위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이를 제때 단속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아시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 피해가 적은 국가가 타깃이 되고 있다.


해외직구 1위 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국내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2월 6일까지 개인위생용품 해외직구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36% 급증했다. 해당 기간 동안 손 소독제는 전년 동기 대비 6243%이상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마스크 147%, 손 세정제 296% 등 전체적으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직구의 경우 국내 온라인 쇼핑에 비해 배송기간이 1~2주일 가량 더 걸리지만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해외직구를 통해 물량을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KF94 마스크 기준 2000~4000원의 높은 가격 대신 해외에서는 1000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어 경제적인 이점도 작용하고 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