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공연·축제 등 소비절벽, 경기 악화
코로나 팬데믹에…주요산업 1분기 실적 비상
업계 줄줄이 실적 급감, 계획 전면 수정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방역·전파·확산·마스크 사태 등 사상 초유의 일들이 연달아 벌어졌고 이로 인한 생활도 달라졌다.
음식점과 여행업, 극장과 공연장, 예식장과 지역축제 등에는 사람이 모여야 하는 업종 특성상 소비절벽에 가까운 상황이며 백화점과 대형마트, 자동차판매 등도 매출이 급감한 상태다.
이 같은 소비 위축에 기업들의 경기도 움츠러들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월 실적치가 65.5로 조사됐다. BSI 실적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의 경우다.
이 같은 실적은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내수·수출·투자·자금·고용·채산성 등 모든 부문이 기준을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44.2), 출판·기록물(46.2), 여행·오락서비스(50.0), 의류·신발 제조(50.0), 도·소매(52.2), 육상·항공 등 운송업(52.4)의 전망이 낮았다. 이동제약과 조업차질로 인한 공급충격이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체감경기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금융위기 당시는 5개월에 걸쳐 46.3p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불과 두 달 만에 32.7p 하락하는 등 하강 속도도 빨라 기업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다보니 소비위축이라는 말 그대로 경기가 어려울 것 같으니 돈을 쓰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심리가 또다시 경기악화로 이어지는 등 전반적인 침체국면이다.
특히 항공업계는 90% 이상의 손실을 봤으며, 올해 회복이 기대되던 반도체 업계 실적도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5% 더 떨어진 6조4352억원으로 SK하이닉스도 20%를 줄인 상황이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 등이 미국과 유럽 공장을 세운 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완성차 생산이 멈추자 부품조달 업계와 자동차 판매 감소로까지 이어지는 등 동반 실적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동제한 조치의 국면에서 자동차 수요 급감은 불가피한만큼 업계는 기존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단계다.
‘코로나19’가 팬데믹 상황으로 악화되면서 대외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의 주력산업은 더욱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이외에도 석유화학·철강 등이 실적부진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폭락으로 재고자산 가치도 떨어진 정유업계는 코로나19로 항공유 판매가 급감하면서 1분기 실적은 추가 악화를 피할 수 없으며, 조선업계도 경기 후행 산업으로 당장 1분기 실적이 크게 달라지진 않지만 향후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기업들은 신용도 하락과 함께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