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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2주전'…文대통령의 의미심장한 TK 行


입력 2020.04.02 04:40 수정 2020.04.02 05:5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文대통령, 한달 만에 TK 구미산단 방문…"보수층 공략" 해석

靑 "코로나19 피해 기업 격려 차원…극복 의지 담은 일정"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불화폴리이미드 공장인 경북 구미시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사업장을 방문, 관계자로부터 불화폴리이미드필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불화폴리이미드 공장인 경북 구미시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사업장을 방문, 관계자로부터 불화폴리이미드필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의 1일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4·15 총선을 꼭 2주 앞둔 이날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해서다.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에 대한 위로와 격려, 극복 의지를 담고 있다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그 이면에는 보수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북 구미산업단지를 방문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을 위로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3대 품목 중 하나인 불화폴리이미드를 국산화한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방문,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TK 방문은 지난 2월 25일 대구 코로나19 대응 전담의료기관 등을 점검한 이후로 한 달여 만이며, 구미 방문은 지난해 7월 25일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 참석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이 일본 수출규제 소재·부품 위기 극복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구미산단이 코로나19 피해를 이겨낸 모범사례이며, 코로나19 사태 속 사회적 기여를 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의미도 담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연대와 협력을 통한 코로나19 피해 극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TK를 보듬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구미산단이 보여준 연대와 협력의 힘은 코로나19 극복의 뛰어난 모범사례가 아닐 수 없다"며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어 많은 기업과 국민들께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런 또 여러분의 연대와 협력의 힘에 힘입어서 우리 경북도 지금 코로나19 사태를 아주 잘 극복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대와 협력만이 코로나19 극복의 답"이라며 "감염병 공포가 클 때 고립과 단절, 각자도생의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이는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통령의 일정은 '메시지'로 읽힌다. 단순히 코로나19 극복을 강조하기 위한 일정이 아니란 해석이다. 여기에는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는 시기적 특성이 얽혀있다.


TK는 전통적인 보수 텃밭 지역으로, 역대 선거에서 현 여권에 칼 같은 표심을 보여왔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경제 회복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펼치면서, 이런 지역 민심을 반전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총선을 2주 앞두고 굳이 TK를 찾은 건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코로나19 극복 업체가 구미산단에만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를 의식한 듯 청와대는 이번 일정에 함께한 업체들을 열거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와 노조위원장이 함께한 이유는 일본 3대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불화폴리이미드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으로 행사 당일 시행되는 소재부품장비특별법의 의미와도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에스엘테크, LG이노텍, 인당, 아주스틸, 영진하이텍, 인탑스 등에 대해서도 각각의 참석 이유를 들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격전지인 PK를 갔으면 문 대통령의 방문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TK는 보수 텃밭 아니냐"며 "TK가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이라는 점에서 다른 해석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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