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등 대극장 셧다운 영향
매출 급격한 감소, 더 잔인한 4월
"단군 이래 최악의 불황"이라던 3월을 보낸 공연계가, 4월 들어 더 강한 칼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리고 있다.
8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4월 첫 주말인 지난 4일과 5일 공연 매출액은 1억 7266만 원으로 3월 마지막 주말(28·29일) 매출액 8억 9741만 원의 19.2% 수준에 그쳤다. 일주일 사이 무려 80% 가량 매출이 떨어진 셈이다.
일일 매출액도 심각하다. 공연이 없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일일 매출액이 4월 들어 처음으로 1억 원 밑으로 떨어졌고, 7일에는 최저치인 3923만 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배우 확진자 발생으로 국내 뮤지컬 대극장이 셧다운된 것이 치명타였다.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 중인 '오페라의 유령'은 지난달 31일 외국인 출연자의 확진 소식을 전하며 2주간 공연을 중단했고, 이틀 후 추가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전했다. '오페라의 유령' 측은 이후 추가 확진자 발생은 없었지만, 안전을 위해 공연중단 기간을 22일까지 추가 연장키로 했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 공연 중단 여파로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대극장 공연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드라큘라'도 2주간 공연을 중단, 국내 대극장이 모두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은 공연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19일까지 연장하면서 공연계를 향한 여론의 압박도 더욱 심해진 상황이다.
공연 취소하거나 연기하려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남산예술센터는 올 상반기 공연 전체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이번 사태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공연 관계자는 "'오페라의 유령' 이후 공연 취소 문의가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조차 하기 어려워 뚜렷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연계는 1월 406억 2224만 원, 2월 210억 69만 원, 3월 91억 1199만 원 등 매달 매출액이 반토막나고 있다. 현재로는 4월 전망도 매우 어둡다.
관건은 '오페라의 유령' '드라큘라' 등 대극장 공연의 재개 여부, 그리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