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맥주 수입액 30% 급감, 코로나 사태로 중국 맥주 수입↓
전 세계적인 코로나 확산과 종량세 적용 등 수입 맥주 시장 악재 겹쳐
지난해 국내 맥주 수입액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수입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수입액 1위인 일본 맥주 수입이 급감한데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맥주까지 줄면서 전체 수입액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맥주 수입액은 2억8088만달러로, 2018년 3억968만달러 대비 9.3% 줄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일본 맥주는 수년간 맥주 수입액 1위를 기록하다 지난해 7월 일본 불매운동이 전 소비재로 확산되면서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자취를 감췄다. 불매운동 여파로 맥주 판매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 등에서 수입맥주 묶음 할인 판매가 감소하면서 전체 판매량이 감소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그동안 4캔 1만원, 5캔 1만원 등 가성비라는 장점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는데 할인 행사가 줄다 보니 판매량도 자연히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신 국산 맥주와 와인의 판매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에서는 와인이 처음으로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를 제치고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주류 매출 비중에서도 와인은 2017년 17.8%, 2018년 20.2%, 2019년 23.3% 등 매년 성장하며 지난해 전년 대비 10%대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중‧저가의 저렴한 와인이 늘어난 것이 인기의 비결로 분석된다.
불매운동 영향으로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사를 비롯해 주요 맥주 수입 회사들의 실적도 감소했다. 롯데아사히주류의 경우 매출액은 2018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하는 등 매출과 수익성 모두 부진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이네켄코리아는 영업이익이 25.1% 줄었고, 칭따오 맥주를 수입하는 비어케이는 영업이익이 70.0% 급감했다.
수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일본 맥주는 지난해 중국 맥주에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수입국 간 순위 변동도 나타났다.
이 같은 수입 맥주 감소세는 올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맥주 수입액과 수입량은 각각 5085만달러, 6389만톤으로 지난해 1분기 7340만달러, 9355만톤과 비교해 수입액은 30.7%, 수입량은 31.7% 감소했다.
지난해는 일본 불매운동이 주요 원인이었다면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수입 맥주 시장의 감소세를 부추겼다.
수입액 기준 국가별 맥주 수입 순위에서도 1월과 2월은 미국이, 3월은 벨기에가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연간 기준 중국이 일본을 누르고 1위에 올랐지만 1분기 코로나 사태로 중국 맥주 수입이 급감하면서 이 자리를 미국과 유럽 맥주가 대신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불매운동으로 일본 대신 중국 맥주가 수입액 1위를 차지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국가 간 수출입 절차도 강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지역 맥주가 그 자리를 대신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부터는 코로나 사태가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올해부터 종량세가 적용돼 수입 맥주의 가격 경쟁력도 하락하는 만큼 올해도 수입 맥주 시장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