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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믿었던 렘데시비르·클로로퀸마저…혈장치료제가 남은 희망?


입력 2020.04.27 06:00 수정 2020.04.26 20:01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기대주였던 두 약물 효과·안전성 보장 못해

국내서 혈장 치료제 이르면 7월 임상

강력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꼽혔던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이 임상 과정에서 부실한 효능과 부작용 사례가 나왔다. 유력했던 후보들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혈장치료제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자료사진) ⓒ셀트리온

강력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꼽혔던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의 임상 과정에서 부실한 효능과 부작용 사례가 나왔다. 유력했던 후보들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혈장치료제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연구 자료 사이트에 올라온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보고서 초안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FT가 입수한 보고서에는 렘디시비르 제약사인 미국 길리어드가 중국에서 진행한 1단계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를 담겨 있었다.


길리어드의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237명 가운데 158명에게 렘데시비르를 투약했고 나머지 79명에게 위약(가짜약)을 줬다. 이들의 증상을 관찰한 결과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환자는 증상이 나아지거나 혈류 내 병원체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치사율 역시 13.9%로 위약을 받은 집단(12.8%)에 비해 오히려 높았다.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환자 가운데 18명은 심각한 부작용을 보이기까지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극찬했던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상황도 좋지 않다. 미 보훈병원의 코로나19 환자 368명 가운데 97명에게 수산화 클로로퀸을 투약한 결과 사망률이 27.8%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클로로퀸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사망률(11.4%)의 2배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였던 두 약물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자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을 활용한 항체 치료제와 혈장 치료제 개발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혈장치료는 감염증을 극복한 환자의 혈장을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회복기 환자의 혈액 속에 면역항체가 포함돼 있다면 감염증의 원인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다. 완치된 사람의 몸속에 생긴 항체를 다른 환자에게 옮겨 낫게 하는 치료법이다.


국내에선 GC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서 만든 고면역글로불린이다.


일반 면역 항체로 구성된 대표적인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Immune globulin)과는 달리 코로나19에 특화된 항체가 더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선 다케다(Takeda), 그리폴스(Grifols) 등 세계 1, 2위를 다투는 혈액제제 회사들이 GC녹십자와 같은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다만 혈장치료제에 대한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미국국립보건원(NIH)는 혈장치료 또는 면역글로블린항체를 권고하거나 권고하지 않기엔 임상시험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에서 회복한 사람의 혈장을 투여하는 것 만으로도 코로나19가 치료된 사례가 있어서 이를 농축한 치료제를 상용화하는 데 기대가 큰 것으로 안다"면서 "빠르면 연말까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과도한 기대를 내려놓고 앞으로 나올 임상 결과를 냉정하고 차분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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