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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원가 아직도 비싼가..."대체 언제까지 1500원?"


입력 2020.05.07 05:00 수정 2020.05.06 17:57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서민 가계 '부담'...청와대 게시판 청원글까지

4인 가족, 일주일 1인 3장 사용 기준 월 7만2000원 이상

일부 온라인몰 1300원 이하 마스크도 판매

가격 인하 요구 봇물에도 식약처는 가격 유지 고수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된 가운데 공적마스크 가격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1.5배 비싼 1500원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데일리안 이은정 기자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된 가운데 공적마스크 가격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1.5배 비싼 1500원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데일리안 이은정 기자

마스크 수급이 안정화 되면서 공적 마스크 가격 인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마스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사실상 해소됐고,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 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큰 만큼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4월 1주차(3월 30일~4월 5일)부터 공적마스크 1인 3매로 바뀌기 전인 4월 4주차(4월 20일~4월 26일)까지 약 한달간 마스크를 구매한 국민은 6912만명이다. 장당 1500원으로 계산하면 전 국민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는데 2073억6000만원을 쓴 셈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마스크 소비량이 줄고 재고가 쌓이고 있다. 지난 4월 주간 단위로 6000만개 수준이었던 마스크 소비량은 4주차(20~26일)에는 약 20% 줄어든 4850만개였다. 반면 같은 기간 마스크 공급량은 국내 생산량 8314만장을 포함해 총 8652만장에 달해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


6일 공급된 마스크는 총 941만1000장으로, 일반 공급 물량 가운데 776만장이 약국에 확보됐다. 이는 공적마스크 첫 공급일인 지난 2월28일(501만장)보다 87%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3월 말, 4월 초엔 하루 공급량이 1000만장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가격은 지난 2월 공급되던 때와 똑같다. 현재 약국에서 파는 KF94 기준 공적마스크의 가격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50% 오른 1장당 1500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원가는 3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노브랜드 온라인몰에선 코튼데이 KF80 마스크를 1매에 990원에 판매했다가 모두 품절됐다. 소형은 1매에 750원에 구매 가능했다. ⓒ노브랜드 온라인몰 화면 캡처 이마트 노브랜드 온라인몰에선 코튼데이 KF80 마스크를 1매에 990원에 판매했다가 모두 품절됐다. 소형은 1매에 750원에 구매 가능했다. ⓒ노브랜드 온라인몰 화면 캡처

공적마스크보다 싼 마스크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공적마스크와 비슷한 제품이 온라인 몰에서는 장당 990~1200원대에 10개씩 묶음 판매되고 있다.


최근 아에르마스크는 온라인에서 KF94 마스크 10장을 1만1900원에 판매했다. 현재는 3장에 4000원, 장당 1300원 대에 판매되고 있다.


KF80이긴 하지만 이마트 노브랜드 온라인몰에서도 코튼데이 마스크를 장당 990원에 판매했으나 현재 품절된 상태다. 소형은 1장에 750원에 구매 가능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KF 인증 보건용 마스크의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온라인 평균 2900원대, 오프라인 평균 1720원대였다. 시중 판매되는 마스크 오프라인 평균 가격이 공적마스크 가격에 근접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청원글도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청원글도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캡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청원인은 “일주일에 3장씩 4식구면 월 7만2000원인데 요즘 날도 더워져서 이틀씩 마스크 쓰기도 힘들다"며 "1000원 이하로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려 달라. 국민 상대로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서민들은 정말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적 마스크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격 인하 계획에 대해 더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스크 가격은 생산, 유통, 판매단계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500원이 됐으며, 가격 인하 문제는 식약처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 관련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Y약국 약사는 "이달 들어서 공적마스크가 덜 팔리면서 재고가 많이 쌓이고 있다"면서 "가격을 왜 안 내리느냐고 문의하는 어르신이나 손님이 많다. 정부에서 정해주는 가격에 팔 수 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마스크 수급 부족 사태로 원가가 크게 올랐던 지난 3월 공개한 공적 마스크 공급권·가격구조 관련 보도자료에 따르면 장당 1500원에 판매되는 공적 마스크의 중간 유통업체 마진은 200원, 약국의 판매 마진은 400원 정도다. 조달청이 마스크 제조업체로부터 매입하는 계약 단가는 장당 900~1000원, 지오영과 백제약품 등 유통업체의 약국 공급가는 1100원이다. 약국에선 부가가치세 150원, 카드결제 수수료 약 30원 등 비용을 제하면 대략 300원 정도 남는다.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난 현재 마스크 수급은 안정됐고, 그에 따라 원가도 떨어졌을 것 이라는 게 국민들의 의구심이다.


한편, 마스크 5부제를 폐지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혹시라도 마스크 5부제 폐지로 인해 특정 요일에 국민들이 한꺼번에 구매할 경우 '마스크 줄서기'나 구매에 불편한 점이 생길 지 모른다며 수급동향을 면밀히 살핀 후 추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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