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시장 10년 뒤 6배로 판 커진다
수요 확대에 2025년 공급 부족 현상마저 전망
LG·삼성·SK, 시장 선점 차 투자·기술 개발 확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트 반도체'라 불리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 중인 배터리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노후 가솔린 자동차 폐차로 인해 2023년부터는 공급 부족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도 업체간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15일 전기차 이차전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배터리 수요 전망은 434GWh(기가와트시)으로 2030년에는 2985GWh으로 확대돼 588%의 증가율이 전망된다.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규제에 각국이 전기차 보급 확대 전략을 펼치며 2024년부터는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오는 2023년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는 406GWh로 공급은 335GWh에 불과해 18%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현상은 2025년 절정을 이뤄 마이너스 40%의 수요 불균형이 예상된다.
이같은 전망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의 대응 움직임도 분주하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연 100GWh로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해 2024년까지 관련 사업 부문서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급량 확대를 위해 지난해 배터리 부문에서 3조8000억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하고, 올해도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전기차 격전지인 유럽 폴란드에서 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생산 규모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또한 오는 2023년까지 배터리 생산능력을 71GWh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총 3조원을 투입해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착공한 미국 조지아 1공장을 비롯해 11.7GWh 규모로 건설되는 2공장을 토대로 2023년까지 미국에서만 연 21.5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또한 최고 경영진 차원서 전기차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전기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 전지 대비 안전성이 높고 대용량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삼성SDI 배터리를 쓰지 않았지만, 전고체 배터리를 토대로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재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1분기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올 1분기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글로벌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LG화학이 5.5GWh를 기록해 점유율 27.1%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10.7%) 대비 2.2배 급증한 점유율로 지난 2월까지 선두자리를 지켰던 파나소닉(5.2GWh·25.7%)을 제쳤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점유율은 6.0%로 전년 동기 대비 2단계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4.5%로 순위가 2단계 상승한 7위에 이름을 올리며 국내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익환 SNE리서치 수석연구원(부사장)은 "현재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LG화학, 파나소닉, CATL 3사가 점유율의 88%를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중국이 관련 시장을 이끌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전망되고, 향후 10년 뒤 LG화학은 CATL과 1~2위를 다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