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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플로 이어 멜론도 차트 변화, 유의미한 결과 끌어낼까


입력 2020.05.21 13:24 수정 2020.05.21 13:25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실시간 차트, 24시간 기준으로 집계 방식 변경

멜론 "순위 등락 표기 없애고, 경쟁 줄인다"

ⓒ멜론 홈페이지 ⓒ멜론 홈페이지

음원 사이트들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멜론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로 이런 변화를 주는 것 자체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는 평이다. 음원 시장에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사재기’ 등 잡음 양산의 주범으로 지적되던 실시간 차트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집계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실시간으로 음원 이용 패턴을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차트’는 팬덤 간의 치열한 경쟁을 유발하는 촉매제가 됐다. 그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음원을 대량 소비하는 방식이 만연했고,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오래 전부터 멜론 실시간 차트 폐지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19일 카카오에 따르면 멜론은 올해 상반기 안에 1시간 단위로 재생량을 집계해 줄을 세우는 현행 실시간 차트를 폐지하고 24시간 기준 집계 방식의 새 순위표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24시간을 기준으로 한 곡당 1인이 1회 재생하는 횟수를 집계해 1시간마다 업데이트되는 방식이다.


멜론 관계자는 “순위 경쟁을 지양하고 이용자들이 다양한 곡을 발견하고 듣게 함으로써 음악의 다양성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SK텔레콤의 음악 플랫폼 플로도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24시간 단위의 순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관계자는 “매시간마다 이용자분들이 많이 듣는 음악을 알려드리는 것은 변함없지만 곡의 순위와 등락 표기를 없애고 차트 집계 기준을 변경하여, 순위 경쟁보다는 멜론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과 트렌드를 발견하고, 감상으로 연결하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셔플 재생(무작위 재생) 기능도 추가된다. 지난 5월 초 멜론은 실시간 순위(1~100위) 전곡 재생을 할 경우 기존의 ‘전체 재생’에 더해 ‘셔플 재생’ 기능을 전용 앱에 추가한 바 있다. 이번 개편에서는 셔플 재생을 기본 재생 방법으로 채택해 중하위권 순위 곡들의 재생 확률 빈도는 높인다는 계획이다.


멜론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배경으로는 멜론의 점유율 변화를 들 수 있다. 코리안클릭의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별 사용자 변화’에 따르면 모바일 기준 2019년 12월 멜론이 점유율 1위(39.5%)를 기록하고 있다. 이어 지니뮤직(26.9%), 플로(22.2%), 네이버뮤직(4.8%), 바이브(3.9%), 벅스(2.7%) 순이다. 주목할 부분은 수년간 1위를 지켰던 멜론의 점유율 변화다. 모바일 기준 2019년 12월 멜론의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월 이용자수(MAU)는 378만 5012명,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39.5%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전년대비 실 사용자수는 41만여명이 감소했고, 점유율 역시 5.7% 포인트 하락했다.


아직도 국내에선 멜론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주요 소비자들의 음악 선호 취향이 달라지면서 맞춤형 추천 음악을 내세운 후발 주자의 기세가 남다른 만큼 마냥 안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음원계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세계 최대 음원플랫폼 스포티파이가 한국에 진출한다면 음원 시장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멜론의 변화가 불가피한 지점이다.


업계에서는 멜론의 차트 변화를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기대하긴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윤동환 부회장은 “24시간 기준으로 집계 방식이 변하지만, 순위가 존재하는 이상 불법적인 방법이 100%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개편을 결정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라고 반겼다. 그러면서 “한 아이디에 1회씩 집계되는 시스템이 실제로 문제없이 진행되는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라면서 “만약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지금까지 만연하던 마케팅은 더 이상 반영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앞으로 어떤 유형의 마케팅의 방식이 효과가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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