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구매에 지갑 여는 소비자들
면역력 강화 도움주는 제품 매출 꾸준히 늘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통 제약사들의 실적이 다소 저조한 가운데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사업을 잘 키워둔 기업들은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월부터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고 제약사들의 영업활동마저 위축돼 상반기 중 제약사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합성의약품 실적은 정체되거나 뒷걸음친 반면 건기식은 꾸준한 매출 상승을 이끌어내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락토핏은 작년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락토핏은 종근당건강이 2016년에 자체 개발해 출시한 분말 스틱포 제형의 프로바이오틱스로 작년 매출액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종근당은 1분기 매출이 2923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5.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9억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해 62.6%, 순이익은 173억2600만원을 기록해 64% 늘었다.
콜마비앤에이치 역시 자사가 생산하는 건기식 헤모힘 매출이 크게 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1291억원, 영업이익 24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1.2%, 44.3%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798억원으로 39.8% 성장했다. 주력 제품인 헤모힘은 28% 성장했고 비타민류는 12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건기식이 상승세를 타는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 면역력을 키워야한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과거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에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크게 성장한 바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09년 7월 신종플루 발생 전후 6개월을 비교한 결과 홍삼 제품 구매액이 57% 증가했다. 2015년 6월 메르스 발생 전후 7개월을 비교해도 건강기능식품 구매액이 15% 이상 늘어났다.
개학을 앞두고 자녀의 건강을 염려해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건기식 협회가 자녀를 둔 만 20~69세 성인남녀 19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응답)를 실시한 결과, 가장 염려되는 자녀 건강 관련 문제는 ‘면역력 증진(27.9%)’이었다.
건강관리에 지불하는 비용은 한 달 평균 6만7000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에 5~9만원을 지불한다는 응답이 19.6%로 가장 높았으며, 10~14만원이라고 답한 비율은 14.9%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이 심각했던 2~3월에 건기식 매출이 크게 늘어서 버틸만 했다"면서 "내부에서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입한 것을 '신의 한 수'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면역력 강화와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므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