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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에 덴 개미군단, ‘AI 매매’로 갈아타기 시동


입력 2020.05.29 05:00 수정 2020.05.29 09:5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로보어드바이저펀드 올 들어 490억 유입...1년 수익률 3.6% 선방

증권가 AI 기반 서비스 활발...“주식도 자동화·AI서비스 섹터 수혜”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비대면 서비스가 성장하면서 자동화·맞춤형 상품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형 펀드 사기 판매가 불거진 투자 환경에서 극단적인 공포를 경험했다. 이에 기존 펀드매니저의 역할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며 흔들리지 않는 자산배분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가 부각되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펀드 17개의 설정액 규모는 97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490억원이 유입된 것을 감안하면 로봇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AI 알고리즘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펀드를 운용하는 상품으로,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 배재돼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격하게 내려앉은 이후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연초 이후로는 여전히 7% 넘게 하락한 상태다. 이 기간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3.06%의 손실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3.58%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1.07%), 인컴펀드(-1.65%), 배당주펀드(-3.83%), 가치주펀드(-7.00%), 원자재펀드(-20.14%) 등과 대조해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적이다.


증권가도 언택트 트렌드와 AI 기술 활용에 발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제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최근 KB증권은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사와 공동으로 구축한 비대면 투자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가입고객이 오픈 초기 월 100~200명 수준에서 현재 월 3000명 수준으로 월평균 46%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 역시 고객이 입력한 투자성향 정보를 바탕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해 알아서 자산을 운용해 준다. KB증권은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이 급락하던 3월보다 4월에 가입 고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성과에 따라 추가 입금을 하는 고객 비율이 전체의 74%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증권사들은 올해 들어 AI 기술이 적용된 랩 상품 등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연초 AI를 글로벌 자산 배분에 적용해 투자하는 ‘하나더원AI스퀘어랩’을 출시했다. 하나금투와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17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발한 AI 모델을 토대로 리스크와 수익률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한금융그룹도 ‘신한BNPP SHAI네오(NEO)자산배분 증권투자신탁’과 ‘신한 네오 AI 펀드랩’을 선보였다. 두 상품 보두 신한금융 자회사 신한AI가 개발한 인공지능 투자자문 플랫폼 ‘네오’를 기반으로 한다. 신한AI가 투자자문을 하고 계열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신한금융투자가 각각 상품을 운용하는 형태지만 AI 기술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재조정하는 구조가 핵심이다.


여기에 AI의 활용 방식도 넓어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AI 기반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영상통화 대신 안면인식기술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래에셋대우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빅데이터 및 AI 기반 정보제공 서비스’ 부수업무를 승인 받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오픈 예정인 금융데이터거래소를 통해 데이터셋 등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간접수익에 그친다는 한계를 가졌던 AI 기술이 직접적인 수익형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이러한 변화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주식투자에서 측면에서도 자동화 섹터 종목이 유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오모사피엔스’가 변화의 바람을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모사피엔스는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되는 삶을 사는 인간을 의미한다. 즉 온·오프라인의 구분이 모호해지며 소비환경도 바뀌게 될 전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선 오모사피엔스로의 인류 진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며 “오모사피엔스들은 상호간의 물리적 접촉을 꺼려하는 동시에 온라인 상에서의 소통은 활발하고, 가격대비 자신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소비에 적극적”이라며 “자동화 시스템, 맞춤형 인공지능 데이터 서비스, 럭셔리 브랜드 등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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