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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펭수 키우자”…식품업계, 자사 캐릭터 강화에 ‘힘’


입력 2020.06.19 06:00 수정 2020.06.18 16:0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CJ제일제당·빙그레 등 가세…“친숙한 이미지 구축·차별화 제품 제공”

기존 제품 이미지 쇄신 효과 쏠쏠…새로운 수요 끌어오는 데 ‘효과적’

CJ제일제당 햇반 캐릭터 쌀알이 패밀리. ⓒCJ제일제당

식품업계가 자체 캐릭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보수적이고 올드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빠르게 바뀌는 식품·유통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귀엽거나 B급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들을 만드는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2의 펭수’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하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재미적인 요소까지 가미해 매출을 견인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햇반 캐릭터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 8종을 선보였다. 여기에 캐릭터 팝업 스토어 운영, 캐릭터 적용 신제품 출시, 온라인 기획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는 흰쌀, 현미 등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다양한 잡곡들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캐릭터를 통해 햇반이 가진 다양한 메시지들을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전달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기존 신뢰감 있는 이미지에 친근함을 더해 성인 뿐 아니라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들에게도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현재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인데, 팝업스토어를 통해 캐릭터를 체험할 수 있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팝업스토어 방문객 수 자체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현재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되는 햇반 토이박스 에디션은 초기 물량이 2주 만에 완판됐다”고 전했다.


빙그레우스 ⓒ빙그레

빙그레는 지난 2월 말 인스타그램을 통해 ‘빙그레우스’를 선보였다. 빙그레우스는 나라의 왕위 계승자라는 콘셉트로 빙그레 상품을 의인화한 캐릭터 소개와 재밌는 드립을 섞어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 달이 채 되지 않은 사이 팔로워가 기존 9.7만여명에서 5만여명이 늘어 13만명을 기록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그레우스가 등장한 계기는 기업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고 팬덤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기업 SNS 운영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화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빙그레우스는 빙그레의 젊고 재미있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빙그레우스 등장 전후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늘었고, 게시글 당 이용자 반응좋아요 댓글 등도 크게 증가해 소통 역시 증가했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서 그는 또 “이용자들의 굿즈 출시 요구는 지속되고 있어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펭수와 협업한 붕어싸만코 ⓒ빙그레

◇너도나도 캐릭터 개발…“부수적 경제창출 효과 기대”


특정 브랜드를 대표하는 캐릭터 마케팅이 이어지는 이유는 다양한 소비층에 어필해 새로운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입소문을 통한 홍보효과 역시 뛰어나다는 이점도 적지 않다. 때문에 제품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와 관련된 굿즈 상품을 만들어 출시하고 이모티콘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EBS 캐릭터 펭수가 빵 뜬 이후로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도 있다. 펭수는 유튜브 구독자수 100만, 유튜브 월평균 예상 매출 1억6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그만큼 캐릭터 하나가 갖는 부수적 경제창출 효과가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펭수는 식품업계와 손잡고 광고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병행한 바 있는데, 관련 기업들이 펭수의 덕을 톡톡히 봤다.


펭수를 앞세운 ‘붕어싸만코’는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편의점 업체가 내놓은 발렌타인 펭수 세트는 10일 만에 준비 물량의 95%가 소진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유명한 캐릭터 제품과 손잡고 협업을 진행할 경우 로열티 지급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지만, 자사 캐릭터를 개발할 경우 다양한 제품에 지속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펭수의 경우 제품 고유의 브랜드 아이텐티를 계속 가져가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기간이나 계약에 따른 제약이 있는데 자사 캐릭터는 원하는 대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다만 자사 캐릭터 상품을 개발해서 그냥 두면 사장되기 때문에 계속 투자해서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마케팅 비용 등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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