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기획┃공연예술통합전산망 1년③] 외형 갖췄지만 갈 길 멀다


입력 2020.06.18 20:07 수정 2020.06.18 20:08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디테일한 분석 위한 꾸준한 노력 필요

데이터 축적 후엔 '공연예술 길라잡이' 역할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월간리포트는 한 달간의 매출액과 예매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이하 통합전산망)은 이제 공연계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임에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외형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특히 연도별로 제공하는 공연예술실태조사나 월별로 제공하는 월간리포트는 공연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직은 미흡하긴 하지만 보다 더 디테일한 분석이 더해진다면 공연시장의 변화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DB검색 기능을 통해 공연의 제작사와 출연진, 공연별 수상 내역, 그리고 공연장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를 통해 공연예술 포털 사이트로서의 기능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는 게 공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개선해야 할 점을 놓고 이미 공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데,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디테일한 분석의 필요성이다. 가령 창작 뮤지컬과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과 재연, 내한공연과 순수 창작물과 외국 원작 작품 등을 구분해 통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공연 장르에 따라 필요한 지표가 있는데 이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물론 장르 구분이 모호하고 업계의 반응이 민감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세부 검색 설정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한된 정보가 지나치게 많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계의 전체적인 맥락은 확인할 수 있지만, 정보가 제한된 느낌을 지우긴 어렵다"며 "공연계가 좀 더 정보 제공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여전히 많은 제작사가 통합전산망을 통해 관객 수와 매출액을 노출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별 관객수와 매출액은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업계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예매상황판을 보면 각 장르별 예매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어떤 작품이 얼마나 많은 예매 건수를 기록했는지, 어느 정도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인터파크와 같은 티켓 예매 사이트에선 예매 점유율이 공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폐쇄적인 느낌이 짙다.


특히 콘서트 장르는 통합전산망 집계에서 아예 빠져 있다. 콘서트는 관객수나 매출 등을 과장해 공개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장르로 손꼽힌다. 콘서트가 공연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하루빨리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예매순위가 낮거나 공연 기간이 짧은 공연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관객들은 결국 관객수가 많거나 화제가 되는 작품에 쏠리는 경향이 많다. 그만큼 통합전산망이 관객수의 증가나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통합전산망 홈페이지가 결국은 공연 홍보의 장이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공연별, 장르별 노출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다양한 형태의 노출 방식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통합전산망의 구축이었다. 하지만 "공연계의 숙원"이라던 통합전산망은 이제 공연계의 일부가 됐다. 어렵게 만들어진 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공연 산업이 건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