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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가요 결산] 코로나19가 휩쓴 가요계, 뚜렷한 양극화 현상


입력 2020.06.24 10:05 수정 2020.06.24 16:1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유료 온라인 공연'으로 돌파구 찾은 대형 기획사

"음원 사재기 근절"...음원차트 대대적 개편

ⓒSM엔터테인먼트, 빅히트 ⓒSM엔터테인먼트, 빅히트

“가요계에 2020년 상반기는 사라졌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휩쓴 가요계는 ‘암흑’이었다. 앨범 발매일이 연기되고, 콘서트는 잇따라 취소 됐다. 가요계의 봄을 알리는 여러 음악 페스티벌들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진행되지 못하고, 취소와 연기를 결정했다.


현재까지도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터라, 하반기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대면이 필요 없는 앨범 발매와 대형기획사 중심으로 한 온라인 유료 공연이 최근 활기를 띄고 있지만, 여전히 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밀집할 수밖에 없는 콘서트와 페스티벌 등은 좀처럼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돌파구 찾은 대형 기획사, 도산 위기의 중소 레이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내세운 ‘무료’ 공연이 쏟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수들이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식이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됨에따라 공연 시장 불황이 심각해지자 콘서트도 수익화, 즉 ‘유료’ 콘텐츠를 고민하고 나섰다. 특히 충성도 높은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들은 온라인 유료 공연을 본격화했다.


온라인 유료 공연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NCT, 레드벨벳 등의 그룹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가 선두에 섰다. SM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론칭했다. 지난 4월 26일 슈퍼엠(SuperM)을 시작으로 웨이션브이(WayV), NCT 드림, NCT 127,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의 공연이 진행됐다.


또 그룹 방탄소년단도 지난 14일에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를 열고 전 세계 75만명 팬들을 집결시켰다. 2012년부터 이어진 CJ ENM의 한류 컨벤션 케이콘도 유료 온택트 공연으로 기획 대체되어 지난 20일부터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내달 비투비 서은광, 그룹 (여자)아이들의 온라인 콘서트를 예고했다. 그룹 아스트로의 소속사 판타지오 뮤직도 28일 유료 온라인 공연을 여는 등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아이돌 그룹을 위주로 유료 온라인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레이블도 유료 온라인 공연을 고민 중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투자 대비 수익이 높은 한류 아이돌과 달리, 인디 레이블의 경우는 시장이 국내로 한정적이다. 결국 일부 마니아층들을 위한 ‘소규모’ 공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공연장 대관료, 무대 조명 시스템 비용, 장비 대여를 비롯한 각종 비용을 충당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1년 사업’이라 불리는 음악 페스티벌도 무료 온라인 중계를 시도했지만, 이를 유료화할 경우 좋은 결과를 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지원 없이는 시도조차 망설이게 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활기를 띄고 있는 아이돌 그룹, 인기 가수의 앨범 발매와 달리 중소레이블의 경우 대부분의 수익이 공연에 집중되어 있는데, 코로나19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제로’에 가깝다 보니, 앨범 제작 자체가 주춤한 상태다.


ⓒ멜론차트 ⓒ멜론차트

◆ 코로나19가 바꾼 음원차트, 예능·드라마 속 음악 강세


올해 상반기 음원 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드라마 OST가 유독 선전하고 있다. 지니뮤직이 올해 상반기(1월 1일∼6월 15일) 스트리밍 상위 50곡을 집계한 결과 20%에 해당하는 10곡이 드라마 OST였다. 지난해 상반기 지니뮤직 스트리밍 상위 50곡 가운데 OST가 폴킴의 ‘모든 날, 모든 순간’과 케이윌의 ‘내 생에 아름다운’ 등 두 곡뿐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가온차트에서도 상위 음원 400곡 내 OST 점유율이 올해 들어 지속해서 높아졌다. 가온차트 400위 내 OST 점유율은 올해 1월 12.9%, 2월 17.3%, 3월 18.2%, 4월 19.2% 등으로 상승 추이를 이어가다 5월 18.7%로 다소 꺾였다. 특히 4월 OST 점유율은 드라마 ‘도깨비’ OST가 음원 시장을 강타한 2017년 1월(2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칼럼에서 밝힌 바 있다.


최근 OST의 차트 영향력이 커진 데에는 드라마의 흥행도 영향을 미쳤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신규 음원 감소와도 연관지어볼 수 있다. 올해 1∼5월 지니뮤직을 통해 출시된 디지털 앨범 수는 작년 대비 2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톱 50곡 가운데 신곡 비중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고 지니뮤직 측은 밝혔다.


또 최근 ‘놀면 뭐하니?’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언급되며 역주행한 비의 ‘깡’, 앤의 ‘혼자하는 사랑’,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 등과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에서 참가자들이 불렀던 곡들도 음원차트에 자리하고 있다.


ⓒSBS ⓒSBS

◆ 음원 사재기 근절…플로·바이브·멜론 차트 개편


음원 사재기 이슈는 올해도 이어졌다. 가수 박경은 지난해 SNS에 바이브, 송하예, 임재현, 전상근, 장덕철, 황인욱 등의 실명을 언급하며 “이들처럼 음원을 사재기하고 싶다”는 글을 올려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지난 17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십 수 년 동안 음원 사재기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 이유로 업계에서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를 꼽았다.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순위 탓에 경쟁이 과열되고,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음원 차트도 올해 대대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플로는 짧은 시간 내 페이크 스트리밍 차단을 통해 공신력을 높이고 차트에 대한 건전한 소비를 위한 24시간 누적 차트인 ‘플로차트’를 선보였다. 또 새로운 개념의 큐레이션인 개인화 차트를 발전시켰고 하반기에는 새로운 추천 방식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뒤이어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도 개편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올해 상반기 안에 1시간 단위로 차트를 집계하는 현행 방식을 개편해 24시간 단위의 새 차트 집계 방식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시간마다 이용자들이 많이 듣는 음악이 나열되는 것은 변함없지만 곡의 순위와 등락 표기를 없애고 차트 집계 기준을 변경하겠다는 이야기다. ‘셔플재생’ 기능이 향후 개편되는 차트에서는 기본 재생 방식으로 채택된다. 차트 상위권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곡을 감상하도록 이용자들을 유도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들은 음원 사이트들의 차트 변화를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개편을 결정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아직 멜론의 개편안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로, 사재기 근절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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