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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의 여증대] 일자리 늘리려다가 사모펀드만 때려잡았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7.06 07:00
  • 수정 2020.07.09 07:19
  •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문턱 낮춘 사모펀드, 사고 잇따르자 다시 규제강화로 회귀

사모펀드, 규제아닌 제도장치로 특화된 시장으로 키워야

ⓒ데일리안ⓒ데일리안

작년 라임자산운용에 이어 옵티머스자산운용 등 전문 사모운용사들이 잇달아 '경제면'이 아닌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다. 검찰 압수수색은 애교에 가깝다. 고객 돈을 굴리는 자산운용사 임원이 정관계 로비와 긴밀히 얽혀있고 심지어 경찰수사를 피해 5개월간 은신처에 숨어지내다 발각되는 등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이 사모펀드 업계에서 벌어졌다. 돈과 권력을 추구하다 몰락하는 현실판 첩보영화를 연상케한다.


사모운용사들이 굴리는 돈의 단위도 몇천억은 기본이고 많게는 조단위에 이른다. 모험자본시장에 흘러 들어가야할 돈들이 권력의 중심으로 새나가며 모럴헤저드의 총집합소로 변질됐다는 평가다.


고액자산가들을 고객으로 삼으며 고위험상품 만을 취급하던 사모펀드가 모럴헤저드에 빠지게 된 원인을 굳이 규명하자면 사모펀드 시장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끌어들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투업계의 시각이다. 사적으로 키워야할 사모시장에서 정부의 정책들을 활용하려고 하다보니 잡음은 물론 부작용이 잇따랐다.


지난해 초 금융투자업계를 방문한 여당의 한 인사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규제완화로 급격하게 늘어난 자산운용사들이 일자리의 일등공신이라며 추켜세웠다.


정부는 획기적인 일자리 늘리기를 위한 정책 방향을 설정하던 중에 규모가 급속도로 커진 사모펀드에서의 일자리 창출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 전문 사모운용사에 대한 규제 문턱이 크게 낮아지면서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당시 운용업계 임직원 수는 2015년 5000여명에서 작년 2배 가까운 인원으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는 일자리 창출 일등공신이었다. 2015년 350명의 전문사모운용사 임직원 수는 어느새 3000명을 훨씬 웃돌정도였다.


지난 2017년 금융당국은 사모펀드를 전문가 투자시장으로서의 역동성 제고차원의 정책을 내놓으며 신규 진입 지속 허용을 통한 경쟁촉진으로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 수를 큰 폭으로 늘렸다. 당시 전문사모운용사에 대해서는 진입요건을 대폭 완화했는데 최소자본금을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췄다. 그덕에 현재 전문사모운용사는 240여개에 육박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늘어난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리스크관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고위험상품을 판매하는 사모펀드가 일자리 창출 일등공신 역할을 했지만 계속되는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오히려 부실했다. 결국 리스크관리를 위한 제도가 미비하면서 라임사태를 비롯해 사모펀드 시장이 자본시장 신뢰를 송두리째 흔드는 결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는 제도가 따라주지 못한 셈이다.


대형사고가 잇달아 터지며 그나마 남아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들 조차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는 운운용사들은 "이러다 다 굶어죽겠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가뜩이나 자금이탈 등으로 힘든데 더 센 규제 앞에 고민만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에 대해 관대했던 금융당국은 다시 규제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와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는데 사모펀드는 다시 규제 강화로 위축될 조짐이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일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운영하는 일부 사모펀드 운용사들 때문에 고객돈을 잘 관리하고 자산을 불려주는 다른 운용사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판매사들이 판매하는 모든 사모펀드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사모펀드들이 무더기로 부실화되면서 사모펀드 수수료로 이득을 취했던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조단위 규모의 자금을 보상해줘야할 판이다.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문턱을 지나치게 낮춘 나머지 일자리는 늘었지만 부실논란이 일고있는 운용사들이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여 100여곳이 넘는 곳이 문을 닫아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일자리정부를 내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사모펀드 시장을 육성한 것이라면 최대의 실수가 아닐까 싶다. 사모펀드 시장은 정부 정책의 수단이 아닌 고령화·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정부가 키워야할 시장임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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