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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시장, 금융위기 보다 심각…2023년 돼야 작년 수준 회복"


입력 2020.07.12 12:00 수정 2020.07.10 18:45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올해 전세계 車 판매량 2000만대 급감…저성장세 당분간 지속

코로나19로 車산업도 공급망 리스크 관리·VC 디지털화 가속화될 것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동차시장 전망'

이보성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한국자동차기자협회 이보성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한국자동차기자협회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침체가 2008년 금융위기를 능가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작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3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보성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장은 지난 1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동차시장 전망'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6월 누계 기준 30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으로, 3분기 정점을 찍은 뒤 안정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 종식은 백신 상용화가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며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지연될 경우, 2차 확산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이후 저성장 기조는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엔 선진국 산업수요 감소분을 신흥국이 어느 정도 상쇄했지만 코로나19는 전 지역 락다운으로 완충 지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침체로 구매 심리가 떨어지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고 부품 조달망 문제, 셧다운 여파로 공급마저 감소했다.


이 같은 공급·수요 감소가 함께 맞물리면서 올해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8756만대에서 20% 가량 감소한 7000만대 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엔 7000만대 후반, 2022년엔 8000만대 초반으로 작년 수준까지는 최소 3년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이 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감소 대수(600만대)와 비교해 감소폭과 속도가 훨씬 빠른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수요 동반 감소,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추세, 금융위기와 다른 완충지대 부재, 자동차 산업 대전환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자동차 판매 감소가 가속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 추이ⓒ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 추이ⓒ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코로나19 여파가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 트렌드 역시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 이전엔 오프라인, 대면, 통합, 연결, 세계화 등이 화두였다면 이제는 비대면(언택트), 디지털, 위생, 사회적 거리두기, 자국 이기주의 등 '직접 접촉 배제'와 '연결 방식 변화'를 중심으로 세계 트렌드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소장은 "코로나는 접촉을 통해 전염되고 연결을 통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이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은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밸류체인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탈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공급망 안정성과 비대면 생활 일상화로 자동차 이용 형태가 변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수요에 있어서는 공유 차량 이용이 감소하는 대신 소유 기반 차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판매와 디지털 마케팅이 늘어나고 커넥티드카에 대한 니즈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위생 및 보건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이와 관련된 클린 모빌리티, 운용리스/구독 등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공급 안정성, 리스크 파악, 빠른 복원력 확보 등의 전략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중국 등 일부 지역에만 발주를 집중했다면 이제는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각 지역별로 조달 체계를 구축해 수급을 안정화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토요타의 경우 동일본 대지진 이후 공급망 관리 범위를 10차 업체까지 확대했다. 이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발생 당시 천진 공장 생산이 중단되자 주요 부품을 광저우, 태국 등에서 대체 생산하기도 했다. 이처럼 빠른 복원 능력을 갖춘 체제를 구축하는 흐름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소장은 4가지 키워드로 제시되는 MECA(이동성(M), 전동화(E), 연결성(C), 자율주행(A)도 전환기를 맞이할 것으로 봤다.


모빌리티의 경우 공유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기피하게 되면서 성장 속도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올해 모빌리티 시장 수익 규모를 9360억달러로 전망했으나 코로나19로 8370억달러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전동화의 경우 성장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규모의 경제 확보 및 가격/기술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올해 전기차(BEV) 판매 비중은 기존 56% 보다 2p 성장한 58%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5G,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경험이 점차 일상화되면서 커넥티드카 판매 비중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2019년 66%였던 판매 비중은 올해 69%, 2025년 86%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자율주행 부문도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무인배송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다만 코로나 여파로 주요 스타트업의 프로젝트 축소, 감원과 함께 도심내 자율주행 테스트도 일시 중단되면서 로보택시 상용화 등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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