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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보기 정치⑤] 북한 도발 멈추지 않는데…여론 잠잠해지면 어김없이 '유화책'


입력 2020.07.28 00:00 수정 2020.07.27 08:17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文정부, 출범 이후 꾸준하게 '대북유화책' 기조 유지

계속된 도발에 연락사무소 폭파까지…대북정책 국민 여론도 반전

연락사무소 폭파 한 달 지나니 어김없이 나온 '대북지원·교류' 의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지난달 16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 ⓒ조선중앙통신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꾸준하게 '대북유화책'을 유지해왔다. 문 정부는 "지나친 저자세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대화와 지원을 강행해 왔지만, 북한은 지속적인 도발로 이를 철저하게 무시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꾸준한 도발에도, 문 정부는 동요했던 국내 민심이 조금만 잠잠해지면 어김없이 유화책을 꺼내들고 있다.


지난달 북한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사실상 문 정부가 추진했던 평화정책이 완전히 실패했음을 알리는 도발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사무소 폭파 이후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경책을 써야한다는 여론이 유화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을 앞지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그간의 기조를 바꿀 의지가 없는 모양새다. 새롭게 대북정책을 이끌게 될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는 북한과의 '작은 교역'을 통해 의약품, 식량 등을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DMZ에 '남북 생명보건단지'를 구축하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연락사무소 폭파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 또 다시 '지원·유화책'을 꺼내든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와 통일안보라인을 이끌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도 26일 "대북정책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추진돼야 한다"면서도 "지난 20년간 수차례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 교류·대화의 틀이 갖춰져 왔다"고 언급했다. 강경책으로 대북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났음에도 교류와 대화를 강조한 것이다.


文대통령, 북한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 소리 들어도 일언반구 없이 '유화책' 유지
통일안보라인 이끌 통일부장관·국정원장에 이인영·박지원 임명…'평화·교류·지원' 강조
"많은 국민 우려…정책 실패했음에도 계속 답습·강화하려 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연설 중 잠시 얼굴을 만지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는 2020년 신년사에서 북한을 향해 접경지역 협력·스포츠 교류·철도/도로 연결사업 실현·비무장지대 유네스코 공동등재·김정은 위원장 답방을 골자로 한 '5대 프로젝트'를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지난해 2월 '하노이 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문 대통령을 '삶은 소대가리'로 표현하는가 하면 "오지랖 넓은 사람, 제 코나 씻길 바란다" 등 도가 지나친 비하발언을 이어왔지만, 문 대통령은 이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평화만을 주창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와 저자세'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3년간 이 정권은 평화 프로세스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온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북측의 입에 담을 수 없는 조롱과 모멸로 그 허상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며 "정책이 실패하면 정책을 바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통일안보라인 인사를 보면 실패한 그 정책을 답습하고 더 강화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곤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한동대 국제지역학부 교수)은 "무조건적인 대북 포용정책은 북한이 한국을 고정변수로 여기는 부작용을 낳는다. 북한이 무엇을 하더라도 한국이 수용한다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대화창은 열어두더라도 북한의 선을 넘는 도발과 언사는 분명히 문제를 제기해야 건강한 남북관계를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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