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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적극 활용"서 180도 바뀌다…'한동훈 불기소' 권고한 수사심의위 적폐몰이


입력 2020.07.27 16:39 수정 2020.07.27 16:44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여당 법사위원, 수사심의위 권고 무력화 나서

"윤석열에 기속돼 객관적이지 않다" 주장

"적극 활용하라"던 기존 입장에서 180도 선회

정부여당과 다른 판단 내리자 문제점 부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대해 객관적인 기구가 아니라며 권위를 폄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불기소 및 수사중단을 권고한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수사심의위가 문재인 정권 하에서 만들어진 제도이며,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자기부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인사들은 수사심의위가 윤석열 총장에 의해 장악돼 있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27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박범계 의원은 "심의위원회 구성 멤버는 총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며 "(대검에서)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소위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혐의가 없는 게 아니냐는 그런 취지의 설도 흘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의위원회라는 것이 전 국민의 혜택을 보는 제도냐? 아니다. 지금까지 10건 밖에 안 된다"며 "제도 자체가 검찰의 수사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고, 대표성에도 의문이 가기 때문에 이 제도는 수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최종 수사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했다.


같은 날 KBS라디오에 출연한 김남국 의원도 "(수사심의위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황에 대해서 검찰이 결론을 내기 어려우니까 외부 자문가를 끌어들여 검찰 입맛에 맞는 결론을 내는 기구로 전락해버렸다"며 "검찰총장이 위촉을 하다보니 수사심의위가 검찰의 여론 방패막이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국회 법사위 현안보고에서도 관련된 논의가 이어졌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수사심의위원 명단의 자료제출을 법무부에 요구했다. 야당위원들의 반발과 법률의 규정에 따라 요청은 받아 들여지지 않았지만, 심의위원 면면을 드러내 압박하려는 목적이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박주민 의원은 위원 위촉 과정과 짧은 심사시간을 근거로 위원회 결정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박 의원은 "(위원) 풀 구성 단계에서 검찰총장의 입김이 관여한 게 아니냐"며 "주임검사와 신청인이 질의답변 포함해 30분 내에서 진행되는데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추 장관은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박 의원의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심의위 제도를 정부여당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는 점에서 '모순'에 빠진 형국이다. 수사심의위는 2018년 검찰개혁 일환으로 문무일 총장 당시 설치됐다. 150~250명 규모의 위원 풀을 구성하고 현안이 있을 경우 무작위 추첨으로 15명이 선정돼 심의를 하는 형태다. 당시 위촉된 위원들의 임기는 2년으로 현 윤 총장과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


과거 추 장관도 "수사심의위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지난 2일 검언유착 관련 수사지휘를 할 당시 윤 총장의 전문수사자문단 중단의 명분으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검언유착 의혹 관련해 수사심의위가 정부여당과 다른 판단을 내리자 '적폐'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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