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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무대가 된 유튜브③] ‘뮤지컬 영업왕’ 능능 “유튜브로 주선하는 공연”


입력 2020.08.10 08:16 수정 2020.08.10 08:1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유튜버, 관련 행사들의 사회자 섭외 활발

"유튜브는 소통의 창구, 공연 대신할 수 없어"

ⓒ'뮤지컬 영업왕' 능능 ⓒ'뮤지컬 영업왕' 능능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은 문화예술계 여러 장르로 확산되고 있다. 뮤지컬계도 마찬가지다. 현재 공연 관련 유튜버들은 대부분 ‘리뷰’와 ‘큐레이션’ 역할을 한다. 작품을 본 뒤 생긴 궁금증을 해결해주거나, 수많은 작품들 중 어떤 작품을 봐야할지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현재 공연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유튜버는 단연 ‘뮤지컬 영업왕’이란 채널로 뮤지컬 리뷰를 올리는 능능(박선영)이다. 현재 구독자수가 1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조회수는 200만 건을 넘겼다.


능능도 처음부터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건 아니다. 강원도의 작은 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중학생이 되어서야 뮤지컬의 존재를 알았다. 첫 관람한 작품은 2013년 뮤지컬 ‘엘리자벳’이었다. 오랜 팬이었던 박효신이 출연했다. 그는 처음 뮤지컬을 본 소감으로 ‘별천지’라는 표현을 썼다. 그때부터 그는 유명한 작품들을 차근차근 찾아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혼자 뮤지컬을 보기 위해 서울에 올라오곤 했어요. 제 주위에는 뮤지컬을 보는 사람도, 뮤지컬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없었죠. 처음에는 페이스북에 리뷰 형식으로 글을 올리곤 했었는데 아무래도 관심이 없는 분야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고요. 조금 더 쉽게 뮤지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한 결과가 바로 유튜브였어요.”


능능은 현재 유튜브에서 뮤지컬 리뷰, 뮤지컬 상식, 뮤지컬 인터뷰, MD 가이드, 공연 관극 정산, 뮤지컬 직캠 등의 주제 아래 뮤지컬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선보인다. 특히 그의 메인 콘텐츠이자,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뮤지컬 리뷰다.


“일단 관람한 작품은 전부 업로드 하려고 해요. 다양한 작품을 가지고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거든요. 다만 개인적으로 불호가 강한 작품은 리뷰하지 않습니다. 제게 불호인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인생극일 수도 있고, 채널이 어느 정도 커지면서부터는 뮤지컬 제작사나 뮤지컬 배우 분들이 영상을 보는 경우가 많아서 불호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더라고요.”


ⓒ'뮤지컬 영업왕' 능능 ⓒ'뮤지컬 영업왕' 능능

실제로 공연 관계자들은 “능능 등 뮤지컬 유투버들의 리뷰를 통해 내용을 접하고 흥미를 느끼는 작품을 관극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그래서 업계 관계자들도 유튜버의 평가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연 홍보에 활용하기도 한다.


능능도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 공식 파트너 유튜버, 문화예술 서적 ‘Scrambled Arts’ 뮤지컬 파트 집필, ‘제4회 충무로 뮤지컬 영화제’ 사전 좌담회 ‘중구난방’ 뮤지컬 패널, 팟캐스트 ‘교양을 훔치는 가장 완벽한 방법(2018.10-2019.02) 뮤지컬 패널 등의 활동은 물론, 뮤지컬 관련 행사들의 사회자로 섭외가 활발하다.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제작사들이 많아요. 특히 음원 공개 등은 다소 예민한 부분인데, 다들 흔쾌히 사용을 허가해주셨죠. 제 역할은 그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거고요. 사실 유튜브 자체로는 수익이 날 수가 없는 상태고, 제 콘텐츠를 관심 있게 봤던 관계자들이 관련 행사의 진행을 맡긴다거나 할 때 수익이 생기는 거죠. 업로드한 영상의 수에 따라 수익이 조금씩 달라지긴 하는데, 그래봤자 대극장 뮤지컬을 VIP석에서 한 번 볼 수 있는 정도에요.”


최근 공연계에서는 ‘유튜브도 무대가 된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단순히 공연의 실황을 틀어주는 것은 물론, 유튜브를 통한 콘서트나 라이브 방송, 백스테이지 투어, 랜선 Q&A 등 다양한 시도들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능능은 뮤지컬 영상의 유료화에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현 시기의 특성상 유튜브가 무대를 대신할 수는 있지만, 이런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영상이 공연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현장감’이기 때문이다.


“영상은 그 작품을 그리워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지 공연을 대체하지 못합니다. 진작부터 음원 스트리밍이 활성화되어도 콘서트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다만 수익성을 위한 하나의 마케팅 창구, 소통의 창구가 될 수는 있죠. 제 유튜버로서 목표와도 같은데요,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제 영상을 통해 뮤지컬을 보도록 하는 것. 그리고 뮤지컬을 보는 즐거움을 알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방향성이거든요. 유튜브는 사람들에게 공연(장)을 주선하는 역할을 하는 창구가 된 셈이죠.”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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