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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여파] 농산물 가격 벌써 들썩…추석물가 어쩌나


입력 2020.08.19 09:59 수정 2020.08.19 10:59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쌀 소폭·채소 도매가 급등, 농축산물 수급 불안정에 물가도 불안

정부, 조기출하·비축물량 방출·할인행사·할인쿠폰 등 공급책 가동

추석물가 상승 우려, 침수 후 복구·방제 및 병충해 방지가 관건

사상 유래 없이 길어진 54일간의 장마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채소 등 농작물의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일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난까지 가중되면서 서민 물가 부담은 당분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기상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류는 침수 피해와 작황 악화에 따른 출하작업 지연으로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정부 비축물량을 풀어 수급을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집중호우로 배추, 상추 등 일부 농축산물의 수급 불안정 및 물가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농산물 수급안정 비상TF를 구성해 동향을 점검하며 긴급하게 대응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채소 도매가의 급등은 소매가의 폭등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어서 수급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추석을 한 달 여 앞두고 있는 만큼 가격 안정이 시급하다고 보고, 정세균 총리도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기록적인 폭우와 장마는 밥상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상추와 애호박 등 시설채소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면서 “조기출하와 비축물량 방출 등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관계당국에 지시했다.


19일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판매중인 시설채소들 ⓒ데일리안
19일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서 판매중인 시설채소들 ⓒ데일리안
청상추·애호박 등 시설채소 가격 큰 폭 상승…밥상물가에 영향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8월 18일 기준 쌀 산지값은 20Kg당 도매가격 4만7839원으로 지난 3년 8월 평균인 평년 3만9958원 보다 7881원가량 높아 19.7%의 등락률을 나타냈다.


이에 따른 쌀 소매가격은 20Kg당 전국 평균 5만2400원으로 작년 보다는 740원가량, 평년 보다는 8000원가량이 올랐다.


배추는 10㎏당 도매가는 2만540원으로 8월 초 가격인 1만3060원보다 7480원이나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가격인 8200원과 비교하면 무려 1만2340원이나 오른 것이다. 한 포기 도매가는 6085원을, 소매가는 7050원을 기록했다.


시금치 4㎏당 도매가도 3만3242원을 기록해 지난해 7월 중순 1만6330원 보다 1만6912원이 올랐으며 평년보다는 약간 떨어졌다.


시금치 소매가격은 4㎏당 6만2660원까지 올랐다. 지난 13일에는 65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청상추는 4㎏당 도매가격이 6만6039원으로 전날인 17일 8만2462원보다는 가격이 안정됐지만 지난해 가격인 2만7006원보다 무려 3만9033원이 뛰었다. 지난주 4만8875원이던 애호박(20개) 가격은 30%나 오른 5만7282원을 기록했다.


무와 마늘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채소류 대다수의 도매가가 오른 가운데, 이들 청상추와 애호박 등은 평년 대비 176.9%, 355.6%가 각각 올라 채소류 중 가장 큰 가격 급등세를 보였다.


제수용으로 빠질 수 없는 과일인 사과는 아오리 10㎏당 4만7082원으로 작년 4만499원 보다 6583원 올랐으며 평년 2만7615원 대비로는 70.5%가 올랐다.


배는 신고 15㎏당 3만3895원으로 작년보다는 21.2% 떨어졌고 평년 대비로는 26.5% 오른 가격에 판매됐다.


과일의 경우 아직까지 출하시기가 되지 않아 가격변동은 적지만 이번 집중호우로 낙과 피해 등이 커 생산량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품질 문제도 대두된다. 대부분의 시설농가는 재해보험이 적용되지만 수박 등 노지과수는 보험혜택도 볼 수 없다.


고기값은 한우 1등급 지육 ㎏당 도매가 2만4290원, 돼지고기는 4936원, 닭고기는 1292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큰 가격 변동은 없었지만 소매가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물가상승 기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동향에 따르면 긴 장마 후 폭염이 시작되면서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고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요식업소 등 소비가 감소하면서 제철 공급에 나선 고구마와 밤, 고랭지 배추 등은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13일 충남 아산 소재 가을배추 육묘장을 방문, 인근 벼 병해충 방제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농식품부
일조량부족·침수 등으로 추석물가 상승 우려…정부 “가격관리 나설 것”


김종훈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벼의 생육과 관련, “추석을 겨냥해 철원 등지에서 조생종 벼를 재배하는데, 올해 일조량 부족과 침수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추석 때 쌀값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는 예측이 있다”면서 “9월부터 시작하는 농협 매입가를 정할 때 그런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벼의 침수는 3%가량으로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중만생종은 8월 15일 이후부터 출수가 이뤄져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시설채소는 단기간 내 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수급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비축물량 탄력적 방출과 채소가격안정제 약정 물량 등을 활용한 조기 출하 등으로 가격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농산물 가격 할인행사와 할인쿠폰 지급 등을 통해 소비자의 부담도 완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수급책에도 불구하고 본격 출하철이 되면 일부 공급량이 떨어지는 피해 품목의 가격 오름세는 피할 수 없어 추석 물가를 얼마나 안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침수 후 피해지역의 방제와 장마 후 고온다습한 날씨로 발생하는 2차 병충해 등 피해 방지도 생산량과 직결되는 만큼 아직 예단은 이르지만 철저하고 꼼꼼한 수급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농식품부와 aT는 해마다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이르면 8월 말부터 추석성수품 물가와 9월에는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 조사 결과를 발표해오고 있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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