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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악화' 금융권 고용시장 불안 고조…4대 은행 비정규직만 300명 늘렸다


입력 2020.08.27 06:00 수정 2020.08.26 21:05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1년 새 전체 직원 372명 감소…정규직은 687명↓·비정규직 315명↑

퇴직자 재채용 영향…“코로나19 재확산에 신규 채용 연기 가능성 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은행권의 채용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4대 시중은행이 최근 1년간 비정규직 채용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은행권의 채용 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4대 시중은행이 최근 1년간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채용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은행원들이 떠나는 자리를 비정규직이 채우면서 고용 시장의 질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총 5만94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만9833명) 대비 372명(0.6%)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4대 은행에서 정규직은 687명이 줄었고 비정규직은 315명 늘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은 1년 새 전체 직원이 1만7498명에서 1만7410명으로 88명 감소했다. 이 기간 정규직 272명이 짐을 싸서 나갔고 비정규직 184명이 새로 들어왔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1만3313명에서 1만2934명으로 379명 줄어드는 동안 정규직은 506명 감소했고 비정규직은 127명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정규직(59명)과 비정규직(138명) 모두 늘었지만 비정규직의 증가폭이 정규직에 비해 두 배 넘게 높았다.


반면 우리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 수가 1년 사이 1만5061명에서 1만4959명으로 102명 줄었지만 정규직은 32명 늘고 비정규직은 134명 감소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비정규직이 늘어난 이유는 퇴직 직원들을 비정규직으로 재채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 3월 부서장 및 부지점장급 이상 퇴직직원 23명을 전문계약직으로 채용했고 10년 이상 근무했던 퇴직직원을 대상으로 금융교육강사 양성과정을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실시한 임금피크제 특별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직원 12명을 재채용해 영업점 지점장 등 관리자급으로 배치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을 진행하지 못한 점도 주요 요인이다.


그동안 신한, 우리은행 등은 상반기 공채를 실시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시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가운데 NH농협은행만 신입 사원 채용(280명)을 진행했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개 채용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은행들은 아직 하반기 채용과 관련 세부 방침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검토까지 언급하고 있어 하반기 신규 채용은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업 중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은행이 올해 신규 채용에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실내·외 구분 없이 10인 이상의 모임과 집회가 제한되기 때문에 응시자들이 집단으로 모여 필기시험을 치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7개월 만에 방역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까지 커지고 있어 하반기 채용 일정을 정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를 좀 더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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