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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텅 빈 국내선…저가항공株 날개없는 추락?


입력 2020.08.27 05:00 수정 2020.08.26 20:59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국내선 여객 1년 새 30.2%↓…티웨이·제주항공 주가 연초 대비 52.2%, 47.6% 급락

이달 에어부산·진에어 탑승객 18.5%, 9.6% '뚝'…전문가 "하반기에도 보수적 대응"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선 수요가 줄면서 저가항공사(LCC) 주가도 최근 2주 동안 9~18% 급락했다. 올 하반기까지 실적과 유동성의 추가 하락이 예견된 만큼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픽사베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선 수요가 줄면서 저가항공사(LCC) 주가도 최근 2주 동안 9~18% 급락했다. 올 하반기까지 실적과 유동성의 추가 하락이 예견된 만큼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픽사베이

저가항공사 주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아 추락하고 있다. 올해 초 코로나19 우려 해결을 위해 증편한 국내선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등 모멘텀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추가 실적 악화가 예견된 데다 유동성 위기까지 가시화된 만큼 추가 주가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은 전 거래일과 같은 1만4150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에어부산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기대감이 반영돼 8.12% 상승한 37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진에어는 오후 3시 18분까지 40원 하락세를 지속하다 장 막판 코스피가 상승세를 돌아선데 연동해 0.33% 오른 채 마감했다.


하지만 최근 저가항공사(LCC) 주가 흐름은 나쁜 편이다. 특히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재확산되기 시작한 이번 달 12일 이후 여객수요가 크게 줄며 낙폭도 크게 확대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주말(21~23일) 국내선 여객 수는 55만5886명으로, 전주 주말(14~16일)의 67만7492명보다 17.9% 감소했다.


지난 25일 3510원으로 마감한 에어부산 주가는 12일(4310원) 대비 18.5% 급락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 주가는 3005원에서 2680원으로 10.8% 떨어졌다. 제주항공(-9.8%)과 진에어(-9.6%)도 이 기간 동안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LCC주가가 급락세를 나타낸 건 국내선 수요의 감소 때문이다. LCC들은 코로나19로 급감한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여행으로 대체하기 위해 지난 1, 2분기 동안 국내 노선을 증편해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하지만 LCC들의 바람과 달리 국내선 수요는 올해 들어 지속해서 감소했다. 항공여객통계에 따르면 올 1~7월 국내선 총 여객수는 1308만4195명으로 전년 동기 1874만3642명보다 30.2% 줄었다.


이 여파로 연초 대비 LCC주가는 거의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제주항공 주가는 지난 25일 1만4150원으로 마감하면서 올 1월 2일의 2만7050원 대비 47.6% 폭락했다. 진에어는 연초 1만5300원 대비 40.6% 급감한 908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에어부산(5820원→3510원, -38.9%), 티웨이항공(5610원→2680원, -52.2%) 도 낙폭이 큰 편이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3분기에도 여객 운항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항공 화물은 수송력 부족과 산업 회복의 영향으로 운임 상승과 물동량 회복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대형항공사(FSC)는 비교적 괜찮을테지만, 화물 수송 비중이 낮은 LCC의 영업실적 및 유동성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LCC 주가 하락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실적 악화가 지속되리라는 관측이 나왔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제주항공(-843억원), 진에어(-569억원), 티웨이(-486억원) 등 LCC는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는 LCC들이 오는 3분기에도 제주항공이 772억원, 진에어가 408억원, 티웨이항공은 387억원 수준의 적자행렬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동성도 문제다. 올 상반기 말 LCC의 현금 보유액은 제주항공(972억원), 진에어(1292억원), 티웨이항공(1021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안으로 이 현금이 모두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유상증자에 나선 제주항공은 현금 보유량을 2500억원으로 늘렸고, 진에어도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2300억원의 현금을 쥐게 되지만 이 역시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C의 국내선 여객수는 지난 달 증가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공급이 몰리면서 탑승률과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악재를 경험했다"며 "운영자금 마련이 추가적인 과제로 떠오른 데다 현재 항공시장이 코로나19 종식만으로 추세가 바뀌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만큼 여객 위주인 LCC의 주가는 물론 생존이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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