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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인수 매듭지은 KB금융, 비은행 강화 '화룡점정'


입력 2020.08.26 17:26 수정 2020.08.26 17:4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2조3000억원 투입 빅딜 마무리…생보 사업 보강 성공

경쟁력 있는 매물로 주목…리딩금융 타이틀 탈환 박차

KB금융그룹이 마침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확정하며 다소 빈약했던 생명보험 사업 보강을 매듭지었다.ⓒ푸르덴셜생명

KB금융그룹이 마침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확정하며 다소 빈약했던 생명보험 사업 보강을 매듭지었다. 이로써 KB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에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KB금융은 신한금융그룹에게 빼앗긴 리딩금융 타이틀 탈환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오후 열린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이 지난 6월 신청한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푸르덴셜생명은 공식적으로 KB금융의 13번째 자회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KB금융은 이번주 중 매매 대금 약 2조2000억원을 납부해 인수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당국 승인 일정에 맞춰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의 신임 대표 이사로 민기식 DGB생명 대표를, 최고재무책임자로 임근식 KB손해보험 상무를 내정해둔 상태다. 민 대표와 임 상무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참석하는 비전 선포식도 계획돼 있다.


KB금융은 이미 KB생명보험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꾸준히 생명보험 부분 보강을 노려 왔다. KB생명은 자산 규모 기준으로 아직 국내 24개 생명보험사들 중 17위에 해당하는 소형사다. 이에 KB금융은 올해 초부터 잇달아 후순위채와 영구채를 발행하며 실탄을 조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준비해 왔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신한금융으로부터의 리딩금융 탈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는 평이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3118억원으로, 신한금융(3조4035억원)에 비해 900억원 가량 뒤지며 금융그룹들 중 2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140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단순 합계로만 보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순이익에서 신한금융을 제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푸르덴셜생명의 장점으로는 안정적인 자본력이 꼽힌다.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434.5%로 생보업계 1위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로,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다.


하지만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따른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하면서 보험업계의 경영 여건이 전반적으로 크게 악화되고 있어서다.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을 잘 굴려 다시 이를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남은 수익을 거둬들여야 하는 보험사의 사업 구조 상 낮아진 시장 금리는 투자 수익률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여파에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여파가 확산되자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역시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상 첫 0%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푸르덴셜생명을 통해 KB금융은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과 손해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생명보험 부분을 확실히 보강함으로써 비은행 사업에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돼서다.


KB금융은 생보업계 최고의 자본 여력과 안정적인 수익성 등 우수한 기반을 보유한 알짜 매물인 푸르덴셜생명의 내재 가치가 국내 최상급 수준이며, 최근 악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더욱 안정적인 사업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록 보험업계가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긴 하지만, 푸르덴셜생명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매물로 여겨져 왔다"며 "저금리 심화로 비은행 부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KB금융 내에서 푸르덴셜생명이 해야 할 역할도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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