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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음악방송마저 멈출까 걱정”…설 곳 잃은 신인 가수들


입력 2020.08.27 08:08 수정 2020.08.27 08:1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SBS ⓒSBS

“당장 촬영이 중단 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지난주부터 시작된 수도권 교회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가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방송가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드라마 출연 배우들, 방송국 내 직원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다수의 프로그램이 촬영을 중단하고, 방송국이 한 때 셧다운되기도 했다.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예계는 저마다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방송의 경우 시민들과의 대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소를 옮기고, 무관중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하면, 공간을 제한하면서 프로그램의 규모와 포맷까지 바꿨다. 가요계 역시 사실상 대부분의 오프라인 콘서트를 취소하고, 신곡 발매 쇼케이스의 온라인 진행, 온라인 콘서트와 팬미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신인 그룹의 경우는 처지가 조금 다르다. 올해 초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당시 데뷔 일정을 미루면서 확산세가 잠잠해지길 기다렸던 이들은 최근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다시 일정을 잡고 있다. 바이러스의 종식 시점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구나 코로나19 확산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지 논의하고 있어 사실상 신인 가수에겐 유일한 홍보 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방송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우려가 더 깊어지고 있다.


9월 데뷔 예정인 걸그룹 루나솔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데뷔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데뷔가 연기됐다. 더 이상 미루는 건 불가피할 것 같아 9월 데뷔를 결정했다”면서 “인지도가 없는 신인의 경우 온라인 홍보, 온라인 쇼케이스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음악방송이 유일한 홍보 통로였는데 이마저도 할 수 없을 지도 모를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제이플래닛, WKS ENE, 더블엑스엔터테인먼트 ⓒ제이플래닛, WKS ENE, 더블엑스엔터테인먼트

실제로 지난 26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쇼 챔피언’은 출근길과 무대에 대한 사진 취재를 오픈했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취재 현장을 비공개로 돌렸다. 앞서 25일 생방송으로 진행 예정이던 SBS MTV ‘더 쇼’도 지난 18일에 이어 연속 결방된 상태다. 지난 20일 ‘더 쇼’의 촬영이 진행되는 상암 프리즘타워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사옥이 폐쇄됐고, 혹시 모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내달 1일 생방송 진행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엠넷 ‘엠카운트다운’ 역시 27일 결방을 결정했다.


28일 KBS2 ‘뮤직뱅크’, 29일 ‘쇼 음악중심’, 30일 ‘인기가요’ 등 지상파 3사의 음악방송은 현재까지 변동사항은 없다. 다만 많은 가수(그룹)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엔딩 무대에 모든 출연진이 오르는 것을, 1위 후보만 올라 마무리하거나 MC들의 1위를 발표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한다. 음악 방송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서 방역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선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들은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발표에 따라 향후 상황은 논의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9월 데뷔를 앞두고 있는 신인 그룹 보토패스의 관계자 역시 “그렇지 않아도 신인이 설 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음악방송까지 문을 닫게 되면 소형·신생 기획사는 사실상 버틸 재간이 없다”면서 “현재 코로나19로 수익구조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유튜브나 SNS로 홍보를 할 수 있지 않냐고 하지만,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제작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할 여유도 없다”고 무력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에서 ‘온택트’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됐는데, 수익구조가 없는 중소기획사의 경우는 이마저도 현실 불가능한 일”이라며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나 한국연예제작지협회 등에서 나서서 플랫폼을 만들어 주는 등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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