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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트로트 신인 발굴③] “트로트 유통기한은 1년?”…산업화 불가능한가


입력 2020.09.10 00:00 수정 2020.09.09 19:1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체계적이고 투명한 시스템 필요

가수-창작진 등 '사람'에 대한 투자 동반돼야

ⓒMBC ⓒMBC

트로트 신인을 발굴하는 건, 현재 트로트 열풍의 주역들을 성장시키는 것만큼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트로트 전성기의 유통기한은 1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는 지금의 전성기를 이어갈 만한 콘텐츠, 그리고 신인 육성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된 우려다.


기초를 탄탄하게 잡아주는 기성 트로트 가수들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젊은 트로트 가수들, 그리고 뒤이을 신인 트로트가수까지 탄탄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신인 육성은 필수적인 요소다. 꼭 노래를 하는 가수뿐만 아니라, 그들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고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획사와 구성원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업계 관계자들은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트로트 기획사 관계자는 “이미 유명세를 얻은 일부 트로트 가수는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고 안달이 나 있다. 결국 신인 육성이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트로트를 부르는 가수와 그들을 위한 콘텐츠가 먼저 준비가 되어야 한다”면서 “최근 가창력 있는 신예들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히트곡’이 없다면 인기가 오래 가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최근 TV조선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통해 발굴될 송가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 등은 물론 설하윤, 요요미, 조명섭 등 가창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트로트 가수들이 방송가를 누비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아직 이렇다 할 ‘히트곡’이 없다는 것이다. 트로트 신인을 발굴하고 이슈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창작진에 대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시사 하는 대목이다. 이들이 히트곡을 내고 활동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트로트 시장도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신곡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히트곡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전문 창작진이 부족한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MBC ⓒMBC

아이돌그룹들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이돌 음악이 하나의 ‘산업’이 된 것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디션을 통해 신인을 발굴하고, 연습생 기간 동안 투자를 한다. 또 회사 내외부에 창직진을 통해 곡을 받으면서 다양한 변화를 이어왔고, 지금의 케이팝이 된 것”이라면서 “당장 트로트가 아이돌 산업처럼 될 수는 없고, 무조건 같은 과정을 밟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사람에 대한 투자는 모든 엔터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트로트가 산업으로서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투명한 시스템도 동반되어야 한다. 그간 트로트의 규모는 주먹구구식의 방식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실 ‘집계’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다. 한 트로트 가수 매니저는 “트로트만큼 폐쇄적인 장르가 없다”고 할 만큼, 아직까지도 정확한 트로트 시장의 규모를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사실상 투자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결과물이 있어야 하고, 성공과 실패를 차지하더라도 하나의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투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방송과 영화, 그리고 같은 대중음악 업계 내에서도 아이돌이나 여타 장르에 대해서는 투자에 따른 유통과 제작, 소비 패턴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트로트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트로트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맥락에서 트로트 전문 기획사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까지 국내 트로트 가수의 매니지먼트가 탄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100여개의 매니지먼트 회사(혹은 개인)가 있지만, 신인을 키우기 위해 투자를 하는 곳은 그중 10곳도 되지 않는다. 보통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매니지먼트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현재 ‘미스터트롯’에 출연했던 친구들 중에서도 정말 눈에 띄는 재목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이 좋은 매니지먼트를 만나서 오랫동안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매니지먼트가 약해서 단순히 지금의 인기를 소비하는데 그치는 정도로 쓰임을 하고 있는데 트로트라는 장르의 파이를 키우고,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좋은 가수들의 음악을 더 오랫동안 듣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함으로 건강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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