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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북미 시장 공략 속도...외국인도 식사대용으로 '한국 라면'


입력 2020.09.07 07:00 수정 2020.09.08 16:18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상반기 미국 법인 사상 최대 실적…월마트 등 현지 주류 유통채널 호조

연내 미국 제2공장 착공…위로는 캐나다, 아래로는 중남미 시장까지 겨냥

서부엔 생산시설, 동부에 물류센터 구축해 미주 대륙 전역 커버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라면 제품.ⓒ농심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라면 제품.ⓒ농심

코로나19 사태로 농심의 해외 인지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 효과에 코로나 시대 비상식량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한 덕분이다.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에서도 현지인들이 식사 대신 한국 라면을 이용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농심도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올 상반기 1조35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17.2% 증가한 수치다. 국내 법인 매출이 12.2% 증가한 반면 해외 법인은 34.3%로 내수 시장에 비해 성장률이 약 3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 캐나다 등 6개 해외법인 모두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법인은 작년 상반기 대비 35% 성장한 약 1800억원의 매출로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그동안 해외 법인 중에서는 중국 비중이 가장 컸지만 올 상반기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2049억원)이 중국(1974억원)을 앞질렀다.


농심의 미국시장 성과는 메인스트림(Main Stream)이라고 불리는 미국 주류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서 비롯됐다. 월마트와 코스트코에서는 상반기 매출이 각각 35%, 51% 늘었고, 아마존은 79%나 성장했다. 현재 농심의 미국 라면 시장 점유율은 미국 마루찬, 일본 닛신에 이어 3위다.


농심은 “2017년 월마트 미국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수년 간 메인스트림 시장에 유통망을 촘촘히 구축해왔다”며 “농심 라면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몇 안 되는 외국 식품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신라면 미국 현지 버스 광고.ⓒ농심 신라면 미국 현지 버스 광고.ⓒ농심

미국시장의 1등 공신은 단연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상반기 미국에서 25% 늘어난 약 4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신라면이 재미교포와 아시안 시장을 넘어 미국 현지인도 즐겨 찾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필수 비상식량으로 농심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국내에서도 라면, 생수 등 일부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진 것과 같은 이유다.


특히 현지인들에게 한국 라면이 간식에서 식사대용으로 인식이 전환되면서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었다. 코로나 여파로 집에서 요리하는 홈쿡 트렌드가 확산되고 유튜브 등을 통해 신라면에 치즈를 넣어먹는 등 라면을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이 인기를 끈 점도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낸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한국 라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판매량을 늘리는데 한 몫 했다.


신라면에 이어 신라면블랙도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이 49% 급증하면서 135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신라면블랙의 경우 최근 뉴욕타임즈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LA타임즈에서도 신라면블랙을 전 세계 라면랭킹 상위권에 선정한 바 있다.


농심 미국 법인 전경.ⓒ농심 농심 미국 법인 전경.ⓒ농심

농심은 이 같은 미국 시장 호조에 힘입어 연내 제2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기존 LA공장 물류창고 부지에 2공장을 마련해 증가하는 미국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 서부에 위치한 LA에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시카고, 뉴저지 등 동부지역에는 물류센터를 구축해 미주 대륙 전체에 대한 생산 및 유통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은 물론 올 초 새로 설립한 캐나다와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시장까지 겨냥한 거점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 제2공장은 이르면 내년 말에서 늦어도 2022년 공장을 가동을 본격화하고 2025년까지 미주 지역에서 현재의 2배가 넘는 6억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은 위로는 캐나다, 아래로는 멕시코 등 대규모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유리하다”며 “생산시설이 확충되고,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면 이들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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