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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항공사 대량실업 공포 확산


입력 2020.09.08 16:09 수정 2020.09.08 16:0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스타항공 정리해고로 업계 종사자 고용 불안감 커져

아시아나, 재매각 위한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고용유지지원금 의존 LCC, 대량실업 벼랑 끝으로 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에 대량 실업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자료사진) ⓒ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에 대량 실업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자료사진) ⓒ픽사베이

이스타항공이 6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면서 항공업계에 대량 실업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장기화 국면을 맞으면서 각 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고 있어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도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계기로 항공사들의 고용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전날 오후 구조조정 대상자로 정한 605명에게 정리해고 사실을 통보했다. 앞서 희망퇴직을 통해 9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을 포함하면 약 700여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1100여명 규모였던 직원 수는 400여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직원 수가 1616명(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반년도 채 안돼 전체 직원의 약 4분의 3이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이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위해서는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매각 시도마저 불발되면 회사는 사실상 파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셧다운 조치로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돼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법원이 회생가치보다청산가치를 더 높게 평가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항공사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지난 2014년 12월 자율협약 졸업 이후 6년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가게 됐다.


당분간 직원들의 고용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단이 향후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터라 향후 강도 높은 사업·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는 모습.ⓒ뉴시스

최근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매각한 대한항공의 경우, 해당 사업부문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사업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신설한 법인으로 고용이 승계되는 형태이기는 하지만 당장 소속이 대한항공에서 신설법인으로 바뀌는 것이라 불안감이 쉽사리 가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다.


대형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동원력과 재무구조가 취약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더욱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여객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매출 구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올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각각 869%와 592%에 이르렀고 에어부산의 경우, 1883.2%로 네 자릿수에 달하고 있다.


대형항공사처럼 매각할 매물들이 많지 않은 LCC들로서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1000억원대 규모라 금액이 크지 않다.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해 1506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고 진에어도 내달 말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위한 청약 절차를 진행한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마저 일부 청약만 참여하는 등 청약률이 52%에 그쳐 아예 유증을 취소한 바 있다. 현재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현실이 녹록치는 않다.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2개월씩 연장해주면서 한숨을 돌리긴 했지만 시간을 번 것에 불과한 상황이다.


당초 8월 말이 기한이었던 제주항공·진에어·티웨히항공은 내달 말에, 9월 중순이었던 에어부산은 11월 중순까지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겠지만 기한이 종료되면 당장 인건비 부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코로나19가 최근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연내 실적 회복이 더욱 요원해진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진 항공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면 대량 실업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라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 외에 제주항공(3227명)·티웨이항공(2261명)·진에어(1896명)·에어부산(1442명·이상 올 상반기 기준, 금감원 전자 공시)·에어서울(482명·지난해 말 기준)·플라이강원(258명·지난 2월 기준, 이상 나이스기업정보) 등 총 7개 LCC업체들의 직원 수만 해도 약 1만여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C들로서는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면 현재의 인력 운용 구조를 유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현 상태로 올해를 넘기게 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주항공-이스타항공(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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