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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광풍에 통합증거금 확대 잰걸음…수수료 경쟁 격화


입력 2020.09.11 05:00 수정 2020.09.10 13:5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삼성證·미래에셋증권, 증거금 서비스 확대…키움·대신증권도 도입 예정

거래수수료 0.1%선 붕괴…"중·소형사 중심 해외주식사업 역마진 우려"

증권사들이 환전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데일리안 증권사들이 환전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데일리안

증권사들이 환전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는 통합증거금 서비스 확대를 통해 서학개미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미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를 낮춘 각 증권사들의 경쟁이 환전수수료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해외주식사업에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신규고객 확보에 사활을 건 경쟁이 역마진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증권은 기존에 시행하던 통합증거금 서비스 확대를 위해 약관을 개정했다. 서비스 개정의 주요 내용은 통합증거금을 적용하는 대상 국가와 증거금 범위 확대다. 미국, 홍콩, 일본 유럽 시장에서만 적용되던 증거금을 국내시장으로 확대 적용했다.


미래에셋대우도 통합증거금 서비스를 확대해 0.3%이던 환전 수수료를 달러 당 5원으로 줄였다. 주문일 다음날 영업일에 필요한 외화만큼 자동 환전 돼 환전수수료의 부담을 줄인 것이다. KB증권은 지난 1일부터 통합증거금 서비스 사용 고객에게 아예 환전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신증권과 키움증권도 연내 도입을 목표로 통합증거금 시스템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합증거금 해외주식을 거래할 때 해당 국가통화가 없이도 우선 주문을 가능케하는 서비스다. 결제일에 해당 통화로 자동 환전되는 데다 통상 환율 우대가 적용돼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통합증거금 도입과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건 환전수수료 우대를 통해 고객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자 함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매수·매도한 결제금액은 709억1000만 달러(85조4300억원)로 지난해 전체 결제금액인 410억 달러(48조6137억원)보다 75.7% 급증했다. 심지어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만 15억6424만 달러(1조859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최근 가격하락에도 끄떡없는 모습을 나타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통합증거금 제도를 활용하면 일괄적으로 해외주식을 매수·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환전수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며 "증권사들이 환율 우대 정책을 펼쳐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섰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통합증거금 제도 확대를 통한 유인효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아울러 각 증권사는 최소수수료 폐지와 함께 최근 해외주식 거래수수료 재인하에 돌입했다. 이미 상반기에 한 차례 경쟁이 벌어져 2018년 0.3~0.5% 수준이던 해외주식 거래수수료는 0.2~0.25%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해외주식 수수료 최저 마지노선을 0.1%수준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형증권사가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면서 0.1%선이 붕괴됐다. KB증권은 지난 1일부터 미국, 중국, 홍콩, 일본 주식의 온라인 수수료를 0.07%로 낮췄다. 해외주식 수수료의 하단을 다시 한 번 낮춘 셈이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비대면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0.09%의 해외주식 수수료를 연말까지 적용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수수료 경쟁이 증권사 수수료 수익 하락으로 직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해외주식의 경우 일부 대형증권사를 제외하면 수수료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영업하는 58개 증권사의 해외주식 수수료 수입은 222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대우(613억원), 삼성증권(501억원), 한국투자증권(232억원), 키움증권(223억원), NH투자증권(146억원), KB증권(141억원) 등 6개 증권사가 1715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가져갔다. 이는 전체 수익의 77.1%에 해당한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50개가 넘는 증권사가 나머지 23%의 수수료 수익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주식은 부서 운용 인력 비용이 크고 통합증거금 도입을 위한 시스템 마련에 들어가는 자금과 미국 전자증권거래네트워크에 지불해야 하는 전산거래비용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실을 보는 증권사가 더 많다"며 "대형 증권사가 수수료를 할인하면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고객의 이탈을 염려해 함께 낮출 수밖에 없어 역마진을 걱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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