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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최장칠 작가 “시 같은 그림을 오늘도 그린다”


입력 2020.10.09 16:43 수정 2020.10.09 16:44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따뜻한 감성으로 자연을 바라보다

Randomicity 222, 160x130.3(100호), Oil on canvas, 2019 ⓒ갤러리K 제공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시대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조금 더 이성적 판단을 하며 기계적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아무리 복잡한 사회 일지라도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고, 그 안에 규칙과 질서가 존재한다. 인간과 자연은 불가분의 관계다. 최장칠 작가는 자신만의 예술적 감성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있고, 그림을 접하는 우리에게도 같은 경험을 선물한다.

작가는 ‘감성 인식의 완성체’라는 미학적 개념으로 자연에 접근, 모티브를 찾아낸다. 작가에게 있어서 자연은 감성과 이성을 융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공간이며, 그 내면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낸다.


자연의 신비-극도의 충전2, 72.7x91(30호), Oil on Canvas, 2020 ⓒ갤러리K 제공

그렇게 포착한 이미지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회화와는 다른 기법으로 표현이 된다.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려 스크래치 기법으로 긁어내 형태를 만들고, 고도의 집중력을 통해 계산된 강도와 세밀한 작업으로 완성한다.

최장칠 작가의 화폭은 임의로 칠해진 여러 색과 그로 인해 우연히 드러나는 색감의 조화들이 특징적이다. 색을 처음부터 정해놓고 들어가는 계산된 채색이 아닌, 글라인더로 파내며 만들어가는 이미지들은 일반적 붓질 회화에서 받을 수 있는 감성과는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


최장칠 작가 ⓒ데일리안DB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노력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굴곡의 질감 표현들에 대해 최 작가는 “굴착기로 광맥을 찾는 광부처럼 색을 찾아다니며 완성되어가는 미지의 여행이며, 지나온 그 흔적들이 하나의 풍경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감이 벗겨지며 나타나는 각기 다른 색상들은 마치 정지된 순간이 아닌 시간이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다. 두텁게 색을 여러 번 입히고, 물감이 마르고 색을 다시 파내는 그 긴 과정에서 참선과 수련을 동반하고 있다. 그 내면에 담기는 의미에는 “인식과 실천, 명상과 관조는 예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핵심”이라는 작가의 철학적 의지가 투영된다.

여러 미술학적 사상에서 나온 유파들이 지니는 회화 철학은 다양하다. 최장칠 작가가 작품을 만들어가는 참선의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은 대상이 가지는 고유한 색을 넘어 시간, 또는 계절에 따라 변화되는 빛의 특징을 잘 잡아냈던 인상주의 화풍의 특징과 닮아있다. 빛의 발현을 포착하려는 자연주의적 경향의 인상주의 화법에 대중적 예술인 팝아트 요소를 접목해 작가만의 독창적 방법으로 자연을 해석해 내고 있다.


Randomicity 뱅크1, 91.5x65(30호), Oil on canvas, 2019 ⓒ갤러리K 제공

작가는 자신의 이러한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스크래치 화법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시각적 느낌이 아닌, 그림 속에서 혼잡하고 격해지는 감정의 잔상들을 해체하기 위해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또 자신의 그림을 ‘시’라고 표현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시’로서 다시 한번 인식하고, 지친 일상에 내적 풍요로움을 얻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면 최장칠 작가의 작품을 만나 보자.


최장칠 작가/ 한국문화예술 인물대상 (대한언론인연합회), 문화예술인상 (용산예총), 2009CSIAF 우수작가상 (중국), 신호이기전 장려상 (일본)에서 수상했으며 2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제6회 경향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 등 심사위원 다수 등 각종 미술대전 심사위원 진행, 양평 군립미술관 어제와 다른 내일전, 이노갤러리 개인전,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개인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개인전, 상해 현대미술관 개인전, 대구아트페어, 홍콩아트페어 그 외 개인전 및 초대전 다수


글/ 남재희 갤러리K 큐레이터 wogml7358@naver.com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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