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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㉚] 강전한,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


입력 2020.10.15 08:03 수정 2020.10.15 08:0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john

싱어송라이터 강전한의 음악은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현실적이고,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를 가사로 옮기면서 누구나 가볍게 접근할 수 있지만, 동시에 그 현실적인 상황의 가사가 주는 메시지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자신의 감성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는 그는, 틀에 갇히지 않는 음악으로 ‘롱런’하는 것을 목표로 곡을 쓴다.


지난 11일 발매된 새 앨범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도 강전한의 강점이 매우 잘 드러나는 곡이다.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이 곡은 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일상의 감정들 속에서 소중함을 찾도록 한다. 특히 강전한은 “지금 계절에 가볍게 듣기 좋은 음악”이라고 결코 가볍지 않은 이 노래를 소개했다.


- 어렸을 때부터 가수를 꿈꿨던 건가요?


가수가 원래 꿈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음악 듣기를 너무나 좋아했고,

소지품 중에는 늘 mp3가 있을 정도로 음악 듣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고등학교 시절 노래 부르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배우기 시작했죠. 음악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에는 늘 확신이 없었는데, 그 상황에서 발매했던 첫 앨범이 저를 지금까지 올 수 있게 했던 것 같습니다.


- 데뷔 앨범이 나왔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첫 앨범이라는 이름이 정말 그 당시에 저에게는 너무 현실적이지 않았어요. 음원사이트에 제 노래가 생기면서도 실감이 나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포털사이트에 제 프로필을 등록했을 당시 제 이름 옆에 가수라는 명칭이 생겼을 때 비로소 뭔가 실감이 났던 것 같아요.


- 윤딴딴 씨와 컴퍼니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죠. 지금은 팀보다는 개인의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네, 데뷔는 컴퍼니로 했습니다. 물론 프로젝트 그룹에 좀 더 가까운 그룹이지만 제가 음악활동을 이어 갈 수 있는 발판을 잘 마련해줬던 아주 소중한 이름이에요, 개인 활동에 더 집중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음악성과 방향성 등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다른 부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여러 가지 면들을 생각했을 때 본인의 음악에 좀 더 집중하게 되는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함께 할 때와 혼자 할 때의 차이가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할 때는 아무래도 여러 부분들을 서로 상의 하면서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같이 작업하고 부르는 게 혼자 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기 때문이죠.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100% 각자의 음악성을 보여줄 수는 없다는 건 조금 아쉽죠. 솔로로 활동할 때는 저의 100%를 보여줄 수 있는 음악들을 할 수 있으니 또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함께 할 때의 재미가 없습니다. 그게 큰 것 같아요. 작업 방식도 둘이 같이 연습할 때 집에서 만나거나 카페에 가서 그냥 재미있게 노래 부르면서 작업했던 것 같아요. 굳이 연습이나 작업이라는 틀에 박히지 않고서 놀듯이 재미있게요. 혼자서 작업할 때는 할 수 없는 것들이죠.


- 앞으로 컴퍼니로서 음악을 또 들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아직 구체적으로 잡아 놓은 계획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각자의 활동이 주가 되었다 보니 좀 힘들어지긴 했는데 언젠가 또 함께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john

- 데뷔 이후 벌써 수년이 흘렀고, 그 사이에 많은 곡들을 발표했습니다. 데뷔 당시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요?


현실적으로 얘기하면 너무 많은걸 알아버렸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긴 해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시작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했고, 내 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거든요. 그런데 데뷔하고 수년이 흐르고 곡이 많이 쌓이면서 이것만으로 될 수 없는 부분들도 알게 되고, 또 더 나아가기에 필요한 것들도 더 많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작업을 하거나 공연을 할 때 조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나쁜 건 아니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설렘보단 현실성에 초점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해요.


-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나요?


슬럼프라고 말하기에는 좀 애매한 것 같지만 뭔가 그런 비슷한 마음은 음악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늘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악이라는 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중요한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력적인 부분 음악적인 부분 재능적인 부분 등등 많은걸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인지 슬럼프 같은 느낌은 늘 가지고 있지만 사실 제일 극복할 수 있는 건 공연을 하면서 받는 기운들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있으니 늘 공연하면서 만나는 분들에게 많은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 지난 11일 새 앨범이 나왔습니다. 지난 앨범 이후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사실 늦었던 제일 큰 이유는 그냥 제 음악이 맘에 들지 않아서였습니다. 음악적인 스타일을 바꾸고 싶기도 했고 틀을 좀 깨보고도 싶었지만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음악적인 한계를 느끼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늦춰지던 게 결국 여기까지 온 거죠. 물론 개인적인 사정이나 일적인 사정도 있었습니다. 여러 요소들이 겹치다보니 조금 의욕을 잃기도 했고요.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예전에는 앨범의 발매시기를 좀 일정한 간격을 두고 했다면 지금은 굳이 그런 기간을 두지 않고 작업하다보니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따끈따끈한 신곡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은 1년 6개월 만에 나온 신곡입니다. 만들어진지는 꽤 오랜 시간이 됐지만 이제야 발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연인들은 많은 이유를 두고 다투곤 합니다. 그리고 항상 아무 일 없던 듯이 다시 화해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곤 하죠. 그런 내용을 담은 노래입니다. 지금 계절에 가볍게 듣기 좋은 음악입니다.


- 노래가 매우 따뜻하고, 포근한 위로를 건네는 느낌입니다.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주셨다면 아주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가사의 내용은 어떻게 보면 흔한 일이고 쉽게 느낄 수 있는 일상의 감정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연인들의 다툼과 감정들 속에 서로의 소중함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다면 이 노래의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소중함만 남기를 바라요.


- 강전한 씨의 곡들의 가사는 대부분 현실적인 일상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죠.


어떤 주제를 정해놓고 최대한 그 상황에 저를 대입시키려 해요. 그래서 현실적인 느낌이 많이 나오는 것 같네요. 물론 경험들이 녹아있는 가사가 많지만 그런 상황에 제 자신을 대입해서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 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가거나 솔직한 마음들을 표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100% 제 이야기인 곡들도 있습니다(웃음).


ⓒjohn

-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요?


‘웰메이드 발라드’라고 제 스스로 얘기하고 다니곤 하는데…하하. 뭐랄까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그런 감성적인 음악들을 많이 발매하게 돼서 그런 것 같아요. 곡의 세부 구성도 대부분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흔하지도 않은 그런 구성들을 추구하게 되고 가사도 비슷한 느낌으로 많이 가는 것 같고요.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 노래에서 느낄 수 있는 저만의 감성에 대해서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요. 곡을 들었을 때 제가 느끼는 감성을 리스너 분들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합니다.


- 앞으로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제 스스로에게 가장 이슈이고 고민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저는 원래 좋아하는 음악은 브리티쉬팝이나 얼터너티브락이에요. 그런데 만드는 대부분의 음악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얼터너티브한 곡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합니다. 하지만 장르에 굴하지 않고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음악들을 계속 만들 수 있었으면 해요. 한 가지 틀에 갇히지 않는 건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의 문제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적인 역량은 다양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한 가지 틀에 갇혀있는 것 보단 다양한 도전을 해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그게 ‘롱런’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많은 아티스트들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강전한 씨의 올해는 어땠나요?


여느 아티스트들과 다름없이 저도 힘든 한 해였습니다. 무엇보다 저 같은 가수들은 공연이 거의 유일한 소통창구이자 활동의 유무인데 공연을 할 수 없으니 그게 가장 힘든 부분이었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막막한 부분들도 있고요. 계속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일단 저와 같은 고민들을 하시는 분들 다들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 남은 2020년은 어떻게 보내실 건가요.


음악을 시작하고서 어느덧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이제는 매년 가지게 되는 목표가 점점 소박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잘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지만 한 해를 보낼 때마다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주제가 되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그 비중을 ‘음악’이 가장 많이 차지하게 된 듯 하고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 그리고 후회 없는 음악과 공연을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목표들을 가지고 롱런을 하고 싶은 게 저의 가장 큰 소망이자 최종 목표입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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