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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출하지 않았던 ‘허삼영호’ 삼성, 실패는 필연?


입력 2020.10.18 12:21 수정 2020.10.18 12:23        이용선 객원기자

‘중요 지표 하위권’ 삼성, 팀 컬러부터 원점에서 고민해야

수비 실책 2위, 외국인 선수 잔혹사도 올 시즌 여전

임기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의 허삼영 감독 ⓒ 삼성 라이온즈 임기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의 허삼영 감독 ⓒ 삼성 라이온즈

2020 KBO리그 10개 구단 중 현재의 순위가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은 8위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은 17일 현재 7위 롯데에 7.5경기 차로 뒤진 가운데 9위 SK에는 13.5경기 차로 앞서있다. 삼성은 남은 경기와 무관하게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확정한 상태다. 올해로 5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소외됐다.


삼성의 세부 지표를 보면 8위의 성적표가 수긍이 간다. 팀 타율이 0.267로 8위, 홈런이 122개로 6위, OPS(출루율 + 장타율)가 0.730으로 8위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중요 타격 지표가 모두 하위권이다.


홈구장에 특색에 걸맞은 팀 컬러를 삼성은 올해도 확립하지 못했다. 도루가 123개로 리그 최다 1위였지만 장타력이 중시되는 KBO리그의 추세와는 배치된다는 비판이다. 도루로 어렵사리 한 점을 뽑는 야구보다는 장타로 대량 득점하는 야구가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KBO리그에서도 대세다.


투수진도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 4.82,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59로 모두 7위다. 선발 투수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48회로 8위다. 선발 투수들의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니 불펜에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2년 연속 8위가 유력한 삼성 (출처: KBO야매카툰/엠스플뉴스) 2년 연속 8위가 유력한 삼성 (출처: KBO야매카툰/엠스플뉴스)

수비 실책은 98개로 리그 최다 2위였다. ‘수비가 강해야만 강팀’이라는 야구 속설을 삼성이 정확히 역으로 입증했다. 투타는 물론 수비까지 삼성은 201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왕조’의 면모가 완전히 사라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전력분석팀장이었던 허삼영 감독을 선임했다. 부상으로 인해 프로 선수로서의 경력이 매우 짧았지만 데이터를 오래 다뤘던 그가 참신한 방식으로 팀을 운영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으로는 코치로서의 경험이 전무했던 허삼영 감독의 선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허삼영 감독의 운영은 타 팀에 비교해 데이터 친화적이라 규정하기 어려웠다. 만일 그가 데이터를 중시했다면 멀티 플레이어를 추구하다 시즌 초반 팀을 어렵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삼영 감독은 투타에 걸쳐 많은 젊은 선수들을 1군에서 기용했지만 이들 중 삼성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선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확신은 부여하지 못했다.


옥석을 골라 집중적으로 기회를 부여해 주전으로 키워내는 것이 감독의 역할임을 감안하면 허삼영 감독의 역량은 부임 첫 시즌에 입증되지 않았다. 특히 1993년생 구자욱 이후 주축으로 자리 잡은 타자가 없는 삼성 타선의 문제점은 아직도 극복되지 않았다.


WAR이 -1.1로 음수인 삼성의 외국인 타자 팔카 ⓒ 삼성 라이온즈 WAR이 -1.1로 음수인 삼성의 외국인 타자 팔카 ⓒ 삼성 라이온즈

또다시 되풀이된 외국인 선수의 부진도 뼈 아프다. 특히 외국인 타자의 연속된 실패가 심각했다.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살라디노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이 1.49, 8월 말 영입된 팔카의 WAR은 –1.07로 둘을 합하면 0.42에 불과하다.


살라디노와 팔카는 전임 외국인 타자 러프의 그림자를 전혀 지우지 못하며 삼성의 허약한 타선에 일조했다. 내년에는 검증된 외국인 거포를 영입해야만 삼성이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종료 뒤 삼성은 숱한 과제들을 안고 스토브리그를 맞이할 전망이다. 허삼영 감독이 임기 2년 차에는 확실한 특장점을 부각시키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첫 가을야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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