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소식에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에게 긍정적인 경쟁력 강화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10조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 조달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1500원(1.73%) 내린 8만52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5% 가까이 오르며 9만원을 넘어섰지만 이어 약세로 전환, 장중 한때 3% 넘게 빠지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로 인해 서버 경쟁력이 강화된 한편, 재무건정성 악화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조원대 인수 자금은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금액(80억달러)을 뛰어넘어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낸드 시장이 하반기부터 업황 하강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지목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해당 인수를 통해 약점으로 지적 받던 낸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에게는 긍정적 전력 강화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인텔의 낸드 사업은 2분기 급격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지만 현재 업황 하강기를 유지하고 있는 낸드 업황을 감안하면 지속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하다”며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키옥시아(Kioxia, 구 도시바메모리), 상장이 지연된 가운데 자금조달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순부채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7조4000억원에 달한다.
키옥시아는 도시바의 옛 반도체 사업부이자 SK하이닉스가 투자한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업체는 2018년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당시 SK하이닉스가 투자한 금액은 4조원 가량이다. 지난달 키옥시아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이달 예정돼 있던 상장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