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대가 인하…다량구매할인 도입
알뜰폰협회 “환영”…SKT “시장 활성화 기대”
알뜰폰 도매대가가 인하된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 3사 대비 최대 30% 이상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력의 근간인 도매대가를 낮춰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경감과 데이터 중심 소비자 이용행태 등의 통신환경을 반영해 도매대가를 인하한다고 3일 밝혔다.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의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와 롱텀에볼루션(LTE) T플랜, 밴드데이터 요금제의 수익배분 방식 도매대가를 낮춘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의 특정 정액요금제를 그대로 재판매하는 경우, 해당 요금제 가격의 일정 비율을 이통사에 도매대가로 납부한다.
이번에 5G 요금제 2종 대가가 인하돼 3만원 중반대 9기가바이트(GB) 5G 요금제 출시가 가능해졌다. 5만원 초반대의 200GB 요금제도 출시될 전망이다.
데이터를 다량으로 사용할 수 있어 최근 많은 알뜰폰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LTE 주력 요금제인 T플랜과 밴드데이터의 대가를 0.5%~2%포인트 낮춰 요금 인하 여력을 확보했다.
저가 요금상품에 주로 적용되는 종량제(음성·데이터·단문메시지 사용량만큼 도매대가를 납부) 도매대가는 음성 18.43→10.61원/분, 데이터 2.95→2.28원/메가바이트(MB)로 낮춘다. 가입자가 실제 사용하지 않아도 이통사에 지불해야 하는 최소사용료는 월 1600원에서 1500원으로 100원 줄인다.
올해 인하율은 음성 42.4%, 데이터 22.7%로, 지난해(음성 17.8%, 데이터 19.2%) 대비 높은 수준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대가 인하로 현재도 다양한 저가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는 알뜰폰이 더 많은 사용량을 제공하면서도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데이터 중심 이용환경과 완성차, 무선사물인터넷(IoT) 등 분야에서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 전용 알뜰폰 사업자 기반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를 다량으로 구매하면 도매대가를 추가로 할인하는 ‘다량구매할인제’도 도입한다.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KMVNO) 관계자는 “올해 인하율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경쟁력 있는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에서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다른 데이터 사용 구간에서 도매대가를 알뜰폰에 더 유리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중소사업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SK텔레콤 반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얻어낼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얻어낸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가 16개월간 감소 후 최근 반등하고 있는 알뜰폰 이용자 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9월 말 알뜰폰 가입자 수는 736만5881명으로 전월보다 1만2148명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같은 달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온 순증 가입자 수는 1만2433명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SK텔레콤은 “이번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 등 활성화 정책을 통해 알뜰폰 시장 활성화 및 가계통신비 경감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