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선 비핵화' 원칙 유지하고 바텀업 방식 선호
바이든, 김정은 불량배에 빗대며 비판…북한도 맞대응
교착상태 지속되면 북한 '전략적 도발' 감행 가능성도
한국 중재 역할 자임하며 평화 프로세스 가동하려 할듯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으로 한반도 관계에 격변이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선(先) 비핵화'라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고, 실무 협상을 단계별로 밟아가며 정상 간의 합의를 도출하는 '바텀업'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량배'(thug)에 빗대며 부정적 시각을 여러 차례 드러내기도 했는데,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로 북미관계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22일 대선 전 마지막 TV 토론에서 김 위원장을 '불량배'에 빗대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들(북한)을 통제하고 그들이 우리를 해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단언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성명에서도 "어떠한 러브레터(정상 간 친서 교환)도 없을 것"이라며 "나는 원칙에 입각한 외교에 관여하고, 비핵화한 북한과 통일된 한반도를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역시 지난해 11월 조선중앙통신 논평에서 "바이든과 같은 미친개를 살려두면 더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음으로 더 늦기 전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며 막말을 쏟아냈다. 양측이 얼굴을 마주보기도 전에 서로를 향한 적대감을 드러낸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북미관계는 당분간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더라도 한반도 문제를 담당할 외교·안보 라인을 구성하는 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전략적 도발이다. 실제 북한은 버락 오바마·트럼프 임기 첫해인 2009·2017년에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했다.
현 정권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중재 역할을 자임하며 동시에 '한반도 프로세스' 재가동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미국 대선 이후 변화의 유동성 △미중의 전략적 대결의 지속 △북한의 제8차 당대회 이후 김정은 정권 2기 시작 △한국의 대선 국면 진입 등 정치적 상황들이 겹쳐 "한반도 문제는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기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또 "바이든 당선만으로 2021년 한반도 정세와 북미협상, 한미동맹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바이든 정부의 인사들로 인해 대북 강경책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인권문제 역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의 선택에 따라 향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한국 정부는 바이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기에 진전이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및 유인책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