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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툴 때가 아닌데…국민의힘, 연대 '방법론' 놓고 동상이몽


입력 2020.11.10 15:44 수정 2020.11.10 17:08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안철수가 던진 '야권 재편론'에 갑론을박

공개설전 양상까지…얽힌 실타래 풀어야

기득권 내려놓고 '선거 승리' 대의 명심해야

"오로지 정권창출 위한 연대·통합 나서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다가오며 야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확실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단일대오의 '방법론'을 둘러싸고 상반된 목소리가 대립하는 양상이 전개되며 이를 봉합하고 하루 속히 선거 체제에 돌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갑론을박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역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국회 의석수에서 103석을 보유한 국민의힘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3석을 보유한 소수정당의 대표지만, 야권의 차기 주자 여론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안철수 개인이 가진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안 대표가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제시한 '야권 재편론'이 함유한 내용과 그 수위가 국민의힘 일각의 심기를 건드리며 불거졌다. 안 대표와 그의 행보에 동조하는 일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함께 별도의 '정치 플랫폼'을 설립해 '신당 창당' 수준의 논의를 이어나가자는 제안이 그 도화선이 됐다.


안 대표에 반발한 정치권 인사들은 일제히 '모호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야권 재편의 기수가 꼭 안 대표여야만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안 대표가 정치 플랫폼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며 "일부 언론에서는 신당 창당이라고 해석하는데 실제로 그런 뜻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당 창당이라면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 보궐선거를 5개월 앞두고 어느 세월에 창당하고 후보를 뽑고 선거운동을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혁신 플랫폼이 신당 창당의 의미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뜻이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늘 그랬듯이 모호한 얘기만 던져서는 과거의 안철수와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지상욱 원장도 "(안 대표로부터) 혁신, 혁신, 많이 들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하시자는 것인지 아직도 국민은 이해를 못하고 있다"며 "그냥 반문연대에서 주인이 되겠다는 생각만 하는데, 이제 그만하라"고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또한 "자연에도 만유인력의 법칙, 중력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며 "103석 제1야당과 3석 국민의당이 합치는 방법이 1대1은 안 될 것이다. 그런 논의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우려가 되는 지점은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론에 찬성하는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도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공개설전의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부분이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정치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인가"라고 안 대표를 비판한 지상욱 원장을 겨냥해 "(지 원장이 몸담았던) 새로운보수당은 도대체 몇 번을 창당했으며, 그토록 적폐라고 밀어붙였던 자유한국당과는 왜 통합을 하셨는가"라며 "우리들의 일그러진 정치이력들을 들춰내기 시작하면 야권 인사 중에 정치할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결국 복잡한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야권 전체가 기득권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선거 승리'라는 대의 아래 힘을 모으는 과정이 절실하다는 평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자유·보수·중도·우국 진영을 통합해 '반문연대'를 출범시키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야권연대는 정권 탈환을 위해 할 거냐 말 거냐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다시 살릴 거냐 그냥 죽도록 할 거냐 하는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야권의 맏형 격인 국민의힘이 보다 포용적 자세로 문을 과감히 열고 큰 틀의 반문연대 정치 구도를 새롭게 짜나간다면 국민의 사랑을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지난 19대 대선에서 야권통합의 불발로 득표율이 41.08%에 불과했던 문재인 후보에게 정권을 상납했던 기억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도 안 대표의 제안이 야권 전체의 확전으로 번지는 것은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신당 창당이 야권 재편 과정서 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성 중 하나로 거론됐을 뿐인데, 이 부분만 필요 이상으로 주목 받고 있다는 불만의 기류도 흐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제시한 '혁신 플랫폼'은 작게는 연대부터 가장 크게는 신당까지 경우의 수를 놓고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야권이 한 데모여 논의를 해보자는 의미였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신당'이라는 단어에만 지나치게 주목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장제원 의원은 "국민의힘·국민의당·무소속 모두가 힘을 합쳐 집권하는 것만이 정권을 상납한 우리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안 대표 또한 자신이 중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야권 재편론'을 꺼냈다면 그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 어떤 세력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정권창출을 위한 연대와 통합에 나서야 할 때"라고 독려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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