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매출액 11조957억원…작년 말 대비 36%↓
수수료수입액도 반토막…“코로나19에 소비활동 위축”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주요 수익원으로 삼아왔던 신용카드 영업이 위축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초저금리 기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통적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드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고 내년도 금융산업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 개발에 대한 씨티·SC제일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0일 씨티·SC제일은행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올 3분기 신용카드 업무 매출액은 11조95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7조5551억원) 대비 36.7% 감소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씨티은행이 이 기간 13조4992억원에서 8조4754억원에서 37.2%나 급감했고 SC제일은행도 4조559억원에서 2조6203억원으로 35.3% 줄었다.
현금서비스 수수료, 신용판매대금 수수료 및 카드론 이자를 포함하는 수수료수입액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520억원이었던 SC제일은행의 수수료수입액은 올 3분기 283억원으로 45.5% 쪼그라들었다. 씨티은행 역시 같은 기간 3079억원에서 1999억원으로 35.0% 감소했다.
또한 회원 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들 은행의 법인 회원 수는 지난해 말 5만4994명에서 올 9월 말 4만9823명으로 5000명 넘게 감소했고 개인 회원 역시 150만5812명에서 148만6812명으로 떨어졌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경우 시중은행과 달리 카드사업 부문이 분사되어 있지 않는 겸영은행으로, 은행의 고유의 업무와 신용카드 사업을 같이 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수익이 악화된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주춤해지면서 카드이용 증가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근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 신용·체크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실적은 일평균 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이 5.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 둔화한 것이다.
반면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통한 비대면결제 이용규모는 일평균 8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특히 모바일과 PC 등을 이용한 결제에서 간편결제를 이용한 비중은 9월 중 39%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디지털 전환과 자산관리(WM) 분야 집중에 맞물려 지점을 대거 통폐합하고 나선 점도 영향을 줬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 2017년 대규모 지점 통폐합을 진행하며 리테일보다는 WM 부문에 집중 해왔다. 2017년 6월 말 134곳이었던 씨티은행의 점포 수는 올 9월 말 현재 43개로 대폭 줄었다. SC제일은행도 이 기간 241곳에서 212곳으로 29곳의 영업점을 없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내년도 금융환경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화된데다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으로 잠재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줄면서 대면 중심의 자산관리 영업도 위축되고 있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강점인 WM 부문을 살려 수익 악화를 방어해 나갈 계획이다. 씨티은행은 최근 신설한 ‘토지보상 씨티자산관리팀’을 통해 토지 보상 과정에서 필요한 세무, 법률 상담 서비스를 외부 전문가를 통해 제공하고 상속과 증여 등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SC제일은행도 최근 고령화와 저금리 고착화에 대응하는 장기 포트폴리오 플랜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생애 자산관리 서비스 ‘프리미어 에이지(Premier Age)’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주요 거점 점포에 은퇴설계전문가인 IPM(Insurance & Pension Manager)을 배치했다. 이들은 고객과의 생애 상담을 통해 연령과 자산 규모, 금융상품 보유 현황, 수입·지출 패턴, 미래의 재무 목표 등을 상세하게 분석한 후 노후 대비에 적합한 장기 포트폴리오를 설계함으로써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과 연계해 미래의 중요한 영업기반인 WM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비중을 확대한 수익률 다각화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