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사업장 가동률 2Q 저점 후 3Q 반등 뚜렷
4Q 볼륨모델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가동률 상승 기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극심한 부진을 겪은 현대·기아차가 3분기를 기점으로 뚜렷이 반등하고 있다. 해외 경쟁사들이 장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에선 내수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과 신차 출시 효과가 맞물려 100%를 초과하는 가동률을 기록했다. 해외에선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차질을 빚었던 법인들이 대부분 정상화되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3분기 누계 글로벌 평균 가동률은 글로벌 기준 79.7%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1~3월) 87.7%의 가동률을 보였으나 3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사업장들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며 생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결과 2분기(4~6월) 평균 가동률은 57.2%까지 추락했었다.
1분기 87.5%의 가동률을 보였던 인도 생산법인 HMI가 2분기 17.3%로 급락했고 브라질 생산법인 HMB 역시 같은 기간 81.7%에서 21.7%로 주저앉았다. 코로나 피해가 극심했던 북미 법인 HMMA의 경우 80.5%에서 24.2%로 떨어졌다.
한국 법인을 제외한 미국·유럽 등 현대차 사업장 가동률은 32.5% 수준으로, 그나마 코로나 타격을 덜 받은 국내 사업장이 선방하며 2분기 생산대수를 54만대 수준으로 방어했다.
5~6월부터 세계 각국에서 부분적으로 제한 조치를 해제하기 시작하면서 3분기(7~9월)엔 생산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또 국내에선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가 개소세 인하 정책을 시행했고 올해 내놓은 G80, GV80 등을 비롯한 신차 효과가 맞물리면서 3분기 국내 사업장 가동률(106.3%)은 100%를 넘어섰다.
북미 법인인 HMMA도 2분기 24.2%에서 3분기 88.07%로 급등했으며 러시아 생산법인 HMMR은 66.1%에서 125.64%로 올라서며 가동률이 2배로 뛰었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1분기 74.9%를 나타낸 글로벌 사업장 평균 가동률은 2분기 코로나19 여파로 멕시코공장이 29.4%, 인도공장이 13.8%로 급락하며 평균 가동률 57.2%로 추락했다.
이후 국가적으로 이동 제한 조치가 해제되고 공장들도 가동이 재개되면서 3분기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3분기 평균 가동률은 82.2%로 1분기(74.9%) 수준을 초과한다.
K5, 쏘렌토, 카니발 등 볼륨모델의 신차 효과가 내수 성장을 견인했고 미국에선 텔루라이드 등 SUV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북미 사업장 생산대수를 끌어올렸다.
현대·기아차는 연말을 앞두고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서는 등 4분기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럽·미국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요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현대차는 4분기 국내 시장에 더 뉴G70, GV70 등 제네시스 신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엔 신형 엘란트라, 투싼, 더 뉴 싼타페를 출시해 신차 싸이클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북미 사업장 내 텔루라이드 연간 1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K5, 쏘렌토 등의 신차 효과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비대면 판촉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특히 유럽 시장에선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미국에선 SUV 판매 강화로 판매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