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주식담보대출로 1300억...조원태 담보대출 연장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25일 법원 판단 최대 관건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대립 중인 조원태 회장과 '3자 연합'이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확보를 위한 현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KDB산업은행의 자금이 한진칼에 투입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료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양측은 법원 판단 등 향후 변수가 있는 만큼 실탄 확보에 전력하는 모양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종속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2일 메리츠증권과 한진칼 550만주를 담보로 한 계약을 체결했다.
KCGI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연합의 한 축으로 조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다. KCGI 측은 이번 계약 등을 통해 1300억원을 대출받았다.
또 조현아 전 부사장도 지난달 29∼30일 우리은행(30만주)·한국캐피탈(2만8000주)·상상인증권(3만주) 등에서 주식담보 대출로 현금을 확보했다.
부친인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물려받은 재산의 상속세를 내기 위한 용도로 보이지만 KCGI의 현금 확보 시기와 맞물리면서 경영권 분쟁 대비용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3자연합이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은 현재 상황이 그다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46.71%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41.4%)에 앞서고 있지만 향후 지분율 희석에 따라 형국이 달라질 수 있다.
산업은행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와 교환사채(EB) 인수 등으로 한진칼 지분 약 10.7%를 확보하게되면 양측의 현재 지분율은 줄어들게 된다.
향후 산은이 조 회장의 우국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3자연합으로서는 지분율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KCGI가 최근 산은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반발하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 것도 이를 우려해서다.
조 회장측도 지난 5일 하나은행에서 42만5000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100억원)을 연장했다. 하나금융투자에서 한진칼 주식 15만주를 담보로 받은 대출(27억원)도 이미 연장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에서 받은 대출 연장은 지난 8월 17일 이뤄졌으나 지난 5일에서야 공시 요건이 성립되면서 이전 변동 내용을 함께 공시했다는 것이 그룹측의 설명이다.
산은이 통합 항공사 출범과 관련해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잡으면서 공시 사항이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조 회장의 담보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한편 KCGI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기 위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심문은 오는 25일 열린다. 이날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