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관련 25일 증선위…"중징계 뒤집긴 어려울 듯"

금감원 제재안 심의‧의결…법적근거만큼 여론도 신경써

금융당국 리스크요인 '책임론-불협화음' 사이에서 고민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위)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가 이번주 확정될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와 CEO 등 임원에 대한 제재안건을 심의·의결한다.

금융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제재 결정 이후 보름간 당국의 최대 고민은 법리적 해석 보다는 여론을 수렴하는 일에 가까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제재수위가 결정된 사안을 재검토하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그 사이 언론보도를 비롯한 여론의 추이를 살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사들은 금감원 제재심의 중징계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금융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결론 내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내부 통제' 부실의 책임이 최종 결정권자인 CEO에게 있다는 근거로 중징계를 내렸고, 이에 대해 금융사사들은 '내부통제'의 법적 근거가 약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징계가 최종 확정되면 금융당국과 금융사 간 법적 다툼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원칙 판단"이라지만…실질 고려 대상은 '여론' '책임론'

특히 금융위는 법적 판단과 함께 리스크 요인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고려 대상인 리스크는 크게 '여론의 향배'와 '금융당국 책임론 확산' 및 '불협화음'이다.

책임론 확산은 중징계를 그대로 확정하거 수위를 한단계 이상 끌어올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지난 제재심 이후 금감원은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로 CEO 책임을 묻는다면, 윤석헌 금감원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의 책임론에 시달려왔다.

이미 펀드사태 초기부터 시작된 논란인 만큼 상대적으로 큰 부담은 아니다.

반면 금융위가 금감원의 제재심 결과를 뒤집을 경우 불협화음 논란을 감수해야 한다. 그동안 금감원의 주요 금융사건 제재 결과를 금융위가 받아들이지 않을 때마다 불거졌던 논란이다.

다만 금융권에선 이 같은 결정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금융가에선 "제재심의 중징계 결과를 뒤집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애초에 사모펀드 사태는 금융위의 정책 실패에서 비롯돼 금감원의 관리‧감독 실패로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그만큼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무언의 공감대에 따라 여론의 눈높이에 맞게 제재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증선위서 판매사에 대한 선(先)배상 압박 나올 것"

현재 제재 심의 대상인 CEO는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와 김성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등이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 등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도 포함된다.

앞서 금감원 제재심은 지난 10일 대신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전‧현직 CEO 4명을 중징계했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해당 CEO는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이같은 제재 수위가 일괄 적용된다면 라임펀드를 비롯해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를 판매한 금융사 수십곳의 CEO들이 금융권을 떠나야 한다.

절차상으로 보면, 25일 증선위 이후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제재안이 최종 확정된다. 금융위 부위원장이 수장을 맡고 있는 증선위의 결정이 그동안 금융위의 의견과 일치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선위에서 금감원 제재심의 중징계 결정이 뒤집히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라임펀드 판매사의 투자자에 대한 선(先)배상을 비롯한 사적화해에 대한 압박은 명시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