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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세입자들, 중저가 발굴 즉시 ‘묻지마 패닉바잉’


입력 2020.11.26 06:00 수정 2020.11.25 16:04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전셋값 치솟자, 너도나도 내 집 마련

아파트값 10개월 만에 2억3000만원 급등한 곳도

“노원구 등 중저가 아파트 매매전환 수요 꾸준”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관련 정보란. ⓒ연합뉴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아파트 가격은 잡혀지질 않고, 최근에는 임대차법 시행 여파로 전세난까지 더해졌다. 이에 갈 곳 잃은 세입자들이 자금을 끌어 모아 ‘패닉바잉(공황구매)’하는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아파트 금액이 비교적 저렴한 자치구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26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 1월 노원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278만7000원 수준이었지만, 10월에는 2849만9000원으로 무려 25.1%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북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도 올해 1월 2042만7000원에서 10월 2544만8000원으로 올해에만 24.6% 올랐고, 성북구도 같은 기간 2501만원에서 3105.5만원으로 24.2% 상승했다.


이 외에도 동대문구 역시 같은 기간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2586만3000원에서 3147만2000원으로 21.7% 상승했고, 도봉구와 구로구도 각각 21.4%, 20.9%로 오르며 올해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이 20%에 달했다.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 급등은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중계센트럴파크’ 전용면적 84㎡는 올 1월 6억6000만원(1층)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8억9000만원(2층)에 거래되면서 10개월만에 2억3000만원이나 치솟았다.


노원구 중계동 ‘청구3’ 전용 84㎡도 올해 1월 9억90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10월 26일에는 11억9000만원(14층)에 거래되면서 올해에만 2억원이나 상승했다. 또 노원구 월계동 ‘롯데캐슬루나’ 전용 84㎡는 같은 기간 6억4500만원(5층)에서 8억3000만원(6층)으로 10개월 만에 1억8500만원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량도 대폭 증가했다. 한국감정원의 집계 결과, 올 1~10월 노원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 1458건으로 2006년(1만4258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임대차법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자,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아파트 매입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있음에도 부작용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집값과 전셋값이 잡히질 않자 결국 전세수요까지 중저가 아파트 매입에 눈을 돌리면서 노원구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며 “정부가 실효성있는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난을 해결시켜야 급등하는 매매시장도 가라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됐지만 전세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 중”이라며 “전세 매물 부족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매매 전환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중저가 매수세가 이어진 노원구 등을 비롯한 지역의 집값 상승폭이 크다”고 분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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