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기존 -1.3%에서 -1.1%로 0.2%포인트 높여
가계부채 폭증 부담 속 수출 회복·백신 개발 기대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 내년 성장률은 3.0%로 각각 전망했다. 또한 11월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0.50%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고 있지만 최근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백신 개발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등을 반영해 예상보다 경제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올해 실질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3%에서 -1.1%로 상향 조정한다”며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3%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은 3%로 전망됐다. 직전 전망치(2.8%)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19 충격을 반영해 외환위기(1998년 -5.1%) 이후 22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0.2%)을 예상했다. 이후 국내외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악화되자 3개월 만에 성장률을 -1.3%로 큰 폭 낮췄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도 연 0.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지난 3월과 5월 기준금리를 각각 0.50%포인트, 0.25%포인트 내린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의 이날 경제성장률 상향 및 금리 결정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 백신 개발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수출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경제는 완만한 수출 회복흐름이 지속되고 제조업·소비·투자 등이 개선됐다”며 “다만 서비스업·고용 지표의 회복세가 제약된 가운데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 등에 따른 실물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들임)’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의 여파로 가계부채가 폭증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치)’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은행, 저축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이다.
3분기 말 가계신용은 2분기 말(1637조3000억원)보다 44조9000억원(2.7%)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분기 기준으로 2016년 4분기(46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꼐대출은 올 3분기 말 1585조5000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39조5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폭 역시 2016년 4분기(41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하반기 들어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점진적으로 나타난 점을 반영해 성장률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