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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예능인’으로 오해받던 가수들의 ‘본업’ 복귀 성적은?


입력 2020.12.10 02:00 수정 2020.12.10 09:2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이승기, 선전…김종국·성시경, 부진

ⓒtvN, SBS

“내 직업이 뭐일 거 같아요?”

“예능인 아니에요?


본업은 가수지만, 가수로서의 긴 공백을 갖고 예능 활동에 집중하는 이들이 있다.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이 그렇다 보니, 10대 네티즌에게 ‘예능인’이라는 오해를 사기 일쑤다. 오히려 이를 예능적 요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내 직업을 아냐”고 묻고, “예능인”이라는 답이 돌아오면 머쓱한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 웃음 포인트로 사용되곤 한다.


대표적인 ‘예능인’ 같은 ‘가수’ 3인은 이승기, 김종국, 성시경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예능인 보다 더 예능인 같은’ 연예인으로 불리면서 예능가를 누비고 있다. 반가운 건, 이들이 최근 본업으로 복귀를 하거나,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이승기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SBS ‘X맨을 찾아라’ 출연을 계기로 강호동과, 2006년부터 2007년까지 KS2 ‘여걸식스’로 나영석PD와 각각 인연을 맺었다. 이들 인연을 바탕으로 지금의 ‘예능인 이승기’를 만든 프로그램 ‘1박 2일’에 합류하게 됐다. 이후 그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거의 공백 없이 이어졌다. 고정으로 함께 한 예능 프로그램만 해도 ‘강심장’(2009) ‘꽃보다 누나’(2013) ‘신서유기1’(2014) ‘집사부일체’(2017~) ‘프로듀스 48’(2018) ‘리틀포레스트’(2019) ‘범인은 바로 너! 2’(2019) ‘금요일 금요일 밤에’(2020) ‘투게더’(2020) ‘서울촌놈’(2020) ‘싱어게인’(2020) 등이다. 가수로서는 2015년 이후 드라마 OST 등과 군입대 전후로 발매한 싱글 두 곡을 제외한 공식 앨범 활동은 멈춰 있는 상황이었다.


이승기의 뒤를 이어 성시경도 ‘1박 2일’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2012~2013년까지 방송된 ‘1박 2일 시즌2’의 멤버로 활약했고, 빼어난 입담으로 JTBC ‘마녀사냥’(2013)에서 활약,‘욕정 발라더’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후 그는 ‘비정상회담’ ‘오늘 뭐 먹지’ ‘우리동네 예체능’ ‘배틀 트립’ ‘쇼! 오디오자키’ ‘호구의 연애’ 등으로 방송 활동을 대폭 늘렸고, 현재는 tvN ‘온앤오프’, 엠넷 ‘포커스’에 출연하고 있다. 활발한 방송 활동과 달리 국내 음반 활동(OST 제외)은 2011년 7집이 마지막이었다.


김종국 역시 가수로서 긴 공백을 가졌다. 그룹 터보로 데뷔해 2001년부터 솔로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가 2012년 정규 7집 이후 국내에서 가수로서의 활동은 전무했다. 그 사이 2001년 ‘동거동락’을 시작으로 ‘여걸식스’(2004) ‘날아라 슛돌이 1기’(2005) ‘패밀리가 떴다’(2008) ‘런닝맨’(2010~) ‘위기탈출 넘버원’(2012) ‘에브리바디’(2014) ‘어서옵SHOW’(2016)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4~7’(2017~2020) ‘미운 우리 새끼’(2018~) ‘더 콜 시즌1~2’(2018, 2019) ‘괴팍한 5형제(2019) ’날아라 슛돌이 -뉴 비기닝‘(2020) ’보이스코리아 2020‘ 등 방송가 활동이 주를 이뤘다.


이승기, 성시경, 김종국은 각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력 있는 가수들이다. 방송가에서 주로 활약하던 이들은 짧게는 5년, 길게는 9년여의 공백을 깨고 최근 신보 발매 소식을 전했다. 이승기는 10일 발매되는 정규 7집 ‘더 프로젝트’에 앞서 지난달 선공개곡 ‘뻔한 남자’를 발매했고, 성시경도 8집 발매에 앞서 지난 5월 수록곡인 ‘앤드 위 고’(And we go)를 선공개했다. 김종국은 지난 8일 새 싱글 ‘지우고 아플 사랑은..’을 발매했다.


공백이 커질수록 컴백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 부담이 컸을 터다. 특히 ‘가수 복귀가 시급한 연예인’으로 꼽힌 이승기는 ‘집사부일체’에서 “(‘금지된 사랑’을)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내 목소리를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있구나 싶었다. 사실 나는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면서 ”연기, 노래, 예능 세 분야 모두 너무 좋고 어느 것 하나 놓고 싶지 않았다. 계속 앨범을 준비해 왔는데 또 다른 프로젝트가 있으면 잠시 멈춰지곤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을 먹고 부지런하게 다시 가보자란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성시경도 현재 출연 중인 ‘온앤오프’에서 “십 년 만에 앨범을 준비하는 만큼 조금 겁이 난다”면서 “사람들이 날 예능에서 나오던 아저씨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음악을 안 내는 동안, 20대 아이들의 음악 플레리스트엔 내가 없었다. 차트를 보면 발라드가 있긴 하지만 대세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돼 걱정이 됐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이승기를 제외하면 음원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성시경은 컴백 당일인 3일 지니뮤직 음원 차트에 14위로 진입한 후 이틀 뒤인 6일에는 79위로 확 떨어졌다. 5일 후에는 100위권으로 완전히 밀렸다. 멜론에서는 발매 당일 일간차트에서 54위로 진입했다. 김종국은 멜론 일간차트에서 발매 당일 80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승기는 발매와 동시에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첫 주 주간차트에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실시간 차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발라드 강자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배경에는 최근 음원시장 흐름과 관련이 있다. 음원시장이 인기 드라마 OST와 아이돌 음악으로 재편되면서 발라드 음악에 대한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다만 이들의 음악을 ‘차트 성적’으로만 평가하긴 무리가 있다. ‘좋은 음악’은 시간이 흘러도 다시 주목을 받게 되어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음원 성적이 낮아졌다고 그들의 음악적인 실력이 저평가될 순 없다. 그들의 차트를 통한 성과도 중요하지만 음악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긴 곡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가요계에서는 반겨야 할 일”이라고 평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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