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전체주의적 '편가르기' 난무하는 문빠들의 분열…홍위병과 닮았다


입력 2020.12.10 13:36 수정 2020.12.10 13:44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조국수호대장 "손혜원, 평소 文대통령에 욕설"

손혜원 "개국본이 배신"…허위사실유포 고소

나꼼수 이어 친문인사 분열에 지지층 대혼란

이념·정책 아닌 文 중심 '편가르기'만 난무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 소속 정봉주 전 의원과 손혜원 전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전 의원이 지난해 서초동 조국수호운동을 주도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개국본) 이종원 대표를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10일 밝혔다. 21대 총선 당시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함께 나섰다가 모종의 이유로 갈라선 뒤 그 앙금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갈등은 손 전 의원이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개총수 이종원의 배신이 아니었다면 열린민주당은 없었을 것"이라고 적으면서 재점화됐다. 이 대표는 "먼저 건드렸으니 대응을 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연하게 'XXXX'라고 하시는 분, 김정숙 여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말을 서슴없이 하시는 분과는 절대로 같이 할 수 없었다"고 맞섰다.


격앙된 손 전 의원은 "가짜뉴스를 내리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한 데 이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종원의 방송에서 허위사실들을 캡쳐해서 제 메일로 보내 달라"며 "오늘(10일) 오후 허위사실유포로 고소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갈라선 바 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투기의혹으로 재판을 받던 손 전 의원의 참여를 부담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개국본은 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손 전 의원은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한 열린민주당에 각각 참여했다. 총선 기간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을 놓고 두 비례정당 간 갈등은 적지 않았다.


이에 앞서 나꼼수 멤버였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주진우 기자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일도 있었다. 김 이사장은 주 기자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공개질문을 통해 해명을 요구했다. 여기에 일부 내로라하는 진보 스피커들이 참전하는 등 강성 친문 지지층은 믿었던 나꼼수 멤버들의 분열을 굉장히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사건에 공통적으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거론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주 기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김 이사장은 주 기자가 과거 양 전 원장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만남을 주선했으며 검찰총장에 임명되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한다.


손 전 의원의 경우에는 총선 당시 이른바 '열린민주당 제거공작'의 배후를 양 전 원장으로 보고 직간접적으로 비판해왔다. 손 전 의원은 "양정철이 아직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지 그의 행보가 과연 문재인 정부를 위한 것인지 우리가 잘 살펴봐야할 일"이라고 주장했었다.


갈등의 본질은 이념도 정책도 아닌 문 대통령을 정점으로한 전체주의적 편가르기에 있다는 점이 문제다. '배신이냐 아니냐' '누가 더 문 대통령을 잘 지키느냐' 등을 놓고 다투는 게 대표적이다. 이 같은 행태에 중국 홍위병에 빗대는 시각도 적지 않다. 마오쩌둥 사상으로 무장하고 각종 패악질을 저질렀던 홍위병들은 후대 '누가 더 마오쩌둥 사상에 가까운가'를 놓고 자기들끼리 내분을 벌이다 결국 잊혀진 세대가 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약간의 이질적 요소도 못 참는 거다. 이런 식으로 집단은 더 순수해진다. 집단이 순수해질수록 그 내부는 더 광신적으로 변해가고 그 안에서는 제일 광신적인 자들이 권력을 잡는다. 그러다가 기회가 있으면 덜 광신적인 이들을 공격한다"며 "특별할 게 없다. 전체주의 성향의 집단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정계성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