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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봉쇄' 북한, 대중무역 급감…'경제 위기' 임박?


입력 2020.12.10 14:05 수정 2020.12.10 14:0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북중 무역규모 전년 대비 99% 감소

"현재까진 관리 가능, 내년에 고비 맞을 수도"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다리 위로 트럭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북한이 내년 초 '경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열고 대내외 노선을 확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제 여건 악화가 북한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북중 무역규모는 전달보다 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10월 북중 무역규모가 약 170만 달러(약 19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의 약 2억9000만 달러(약 3183억원)보다 99.4%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관련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1월 22일) 이후 10월까지의 누적 북중 무역규모 역시 약 7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역협회는 "10월 북중 무역은 사실상 무역 단절 상태"라며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10일)을 앞두고 코로나19 유입방지를 위한 검역 강화를 지속한 영향으로 월 단위 역대 최저 무역액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북한이 11월 현재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내년 1월 예정된 8차 당대회의 원만한 개최를 위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내년 1월까지 대외무역은 사실상 단절한 상태로 코로나 방역과 내수생산에 집중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북중 무역은 전년대비 약 80% 급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북한의 내수생산 또한 원부자재 수입이 필수"라며 "코로나 방역을 위한 의료보건 물품의 수입 또한 지속적으로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의 대외무역은 결국 재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트레일러 차량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다시 넘어가기 위해 단둥 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국경봉쇄 계속 유지하긴 어려워"


전문가들은 당장 북한 경제에 위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내년 3~4월께 '중대 고비'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장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북한이 국제사회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고 국경봉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은 현재의 경제난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아사자 발생이나 주민 소요 관련 뉴스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현 상황이 괜찮다고 해서 (국경봉쇄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북한이 현재 식량 수입 급감 속에서도 비축미 등을 이용해 버티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올해 식량과 의료용 자재 수입은 평년 대비 40% 정도 부족한 상황이다. 내년 3~4월이 되면 경제난이 가시화돼 중대 기로에 놓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북제재·코로나19·수해 등 삼중고 여파로 북한 경제에 부분적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90년대 중반 경제위기, 2000년대 화폐개혁 당시처럼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 연구위원은 대북제재 장기화 등으로 외환보유고가 고갈될 가능성이 있고, '불안 확산'을 막아온 북한 당국의 정책 개입역량 역시 장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한 장마당 전경(자료사진) ⓒ미국민주주의기금(NED) 홈페이지
'경제 위기' 北, 국제사회에 손 내밀까


일각에선 북한의 코로나19 관련 경제 위기가 북미대화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최근 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장기화로 2년 이상 국경을 봉쇄할 경우 정권붕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북한이 '생존'을 위해 미국과 대화 재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 역시 "국경봉쇄 여파로 북한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의 최우선 관심사 중 하나가 백신이기 때문에 북한이 국제사회에 백신 지원을 요청할 경우, 인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 북한에 재관여할 잠재적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정보당국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북한이 한국·미국·영국 등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사 및 연구진들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을 통해 이날 역시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주문하며 외부지원 거부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 보건성 치과병원에서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자료사진). ⓒ노동신문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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